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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지역 숙원사업 ‘경찰기동대 부지’ 패션 허브 된다

중앙일보 2018.04.17 01:42 종합 16면 지면보기
김동연 경제 부총리가 16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추경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호소했다. 왼쪽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뉴스1]

김동연 경제 부총리가 16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추경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호소했다. 왼쪽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뉴스1]

화려한 패션몰이 밀집해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공원 인근에는 이질적인 건물이 하나 자리 잡고 있다.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건물이다. 지은 지 30년이 지나 노후한 데다가 1800명이 훈련을 받기 힘들 정도로 좁은 것도 문제다.
 
서울시와 경찰청도 기동본부를 이전하자는데 뜻을 모으고 서초 소방학교 일대 등 이전 후보지를 물색해왔다. 서울시는 기동본부가 이전하면 이곳에 글로벌 패션학교 등으로 구성된 패션혁신 허브를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청이 “신속한 출동이 생명인 기동타격대만큼은 도심과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좀처럼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정부가 중재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서울시와 경찰청이 시유지와 국유지를 맞바꾸는 방식을 제안했다. 기동본부는 시 외곽, 기동 타격대는 도심으로 분산 이전할 수 있도록 시유지를 서울시가 제공하고, 그 대신 국유지인 현재의 기동본부 부지를 넘겨받아 패션혁신 허브로 조성하라는 얘기다. 서울시와 경찰청은 대지 마련과 교환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기동본부 이전과 패션혁신 허브 조성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부는 1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투자 수요가 있지만, 규제 등으로 인해 실제 투자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관련 사업 8건에 대해 규제 완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인 혁신성장 정책의 일환이다.
 
튜닝 차량 실험기지 구축 작업이 난항을 겪던 대구 낙동강 국가하천부지에 대해서는 드론 시험비행장 등을 조성하는 쪽으로 사업을 전환하도록 권유했다. 해당 지역이 ‘근린친수지구’라 환경 오염 우려가 적은 사업으로 전환토록 한 것이다.
 
대구시가 제안한 폐(廢)인체지방 활용 의약품 개발도 허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지방흡입 시술 부산물로 얻어지는 폐인체지방에서 추출되는 콜라겐은 의약품 등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인체지방이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전량 폐기되고 있다. 정부는 법을 고쳐 폐인체지방을 활용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얻은 경우에 한해 재활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개발제한구역에 수소차 충전소 등 융복합 충전소를 설치하고 연구개발특구 내에서도 수소연료를 판매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의 제안대로 민간사업자가 국·공유지 내에 친환경차 충전소를 설치하면 임대료를 최대 50%까지 경감해주기로 했다. 이들 제도 개선에 필요한 관계 법령을 올 하반기 중 개정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마포 청년 혁신타운 조성 방안’도 확정됐다. 본사가 대구로 이전한 후 비어있는 신용보증기금 마포 사옥을 리모델링해 청년 창업 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할 청년 혁신타운을 만드는 내용이다. 입주기업 대표는 원칙적으로 39세 이하 청년으로 한정해 청년창업에 특화한다. 청년 혁신타운에는 창업과 금융, 교육, 네트워크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업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한훈 기재부 혁신성장정책관은 "이번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자체가 해결하기 어려워하는 사안들을 발굴해 해결이 가능한 방향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쉬움도 제기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제를 완화한다는 건 긍정적으로 볼 만하지만 청년들이 사무실이 없어서 창업을 안 하는 건 아니다.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걸 제대로 인식하고 근본적인 성장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은 "정부가 정말로 일자리를 늘리고 성장률을 높이고 싶다면 노동규제, 기업환경규제 등 근본적인 규제를 확 풀어서 기업이 신바람 나게 일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진석·하남현·장원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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