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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보험·저축은행·카드 대출도 조인다

중앙일보 2018.04.17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3월 16일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위기요인이 안 되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총량관리제’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가계부채의 잔액이 가처분소득(세금 등을 빼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의 150%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문 대통령 취임 1년 가까운 현시점에서 이 공약을 지키기는 쉽지 않게 됐다. 이 비율을 공약대로 150%로 맞추려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가계부채보다 더 빠르게 늘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상황은 정반대였다. 지난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속도(4.5% 증가)는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8.1% 증가)에 못 미쳤다. 금융위원회가 계산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59.8%로 1년 전(154.6%)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정부의 고민은 제2금융권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비은행 가계대출은 8.7% 증가해 은행권 가계대출(7%)보다 더 많이 늘었다. 저축은행·카드·캐피털 같은 제2금융권 대출은 대체로 은행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가계의 부담도 커진다.
 
결국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제2금융권의 대출 규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6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관리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가계부채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은행 대출심사에 적용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은 오는 7월 보험·저축은행·카드·캐피털 등 제2금융권에도 도입된다. DSR은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비해 DSR을 적용하면 연 소득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금융부채가 커지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은 담보대출의 경우 DSR 200%, 신용대출은 150% 이하가 되도록 관리하고 있다.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정한 기준을 넘는 경우 지점에서 본점으로 대출 심사를 넘기거나 대출을 거절할 수 있다. 신진창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제2금융권의 구체적인 DSR 적용 비율은 회사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겠지만 은행의 사례를 참고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제2금융권에도 단계적으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도입한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의 대출을 조이기 위해서다. 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와 지역 농·수협 등 상호금융회사는 7월부터, 저축은행과 카드·캐피털사는 10월부터 RTI가 적용된다.
 
은행의 부동산 임대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113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4% 증가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은행권에 RTI가 적용되면서 관련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금융위는 보고 있다. 최 금융위원장은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자칫 가계대출로 리스크(위험)가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대출에 준하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하는 적격대출의 한도를 올해부터 매년 1조원씩 줄이기로 했다. 적격대출이 줄어들면 은행들이 그만큼 자기 돈으로 고객에게 대출을 해줘야 하므로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진다. 또 오는 12월에는 금리가 올라도 은행 대출 고객의 원리금 부담이 커지지 않게 하는 신상품이 나온다. 대출 기간 중 금리가 오르면 이자 상환액이 늘어난 만큼 원금 상환액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만일 금리가 내리면 이자 상환액이 줄어든 만큼 원금 상환액은 늘어난다.  
 
이런 가운데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16일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를 공시했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심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연 1.82%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4월(1.9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연 1.78%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들은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를 계산할 때 ‘코픽스 금리+α(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대출자의 경우 코픽스 금리의 상승은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대출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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