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택 증여할 때 채무까지 넘기면 세금 아껴

중앙일보 2018.04.16 09: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15) 
김씨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기 전 대출을 받는 이유는? [일러스트=박향미]

김씨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기 전 대출을 받는 이유는? [일러스트=박향미]

 
 
자녀에게 부동산 증여하려는 김 모 씨. 자녀의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 부동산을 증여하기 전 김 씨가 대출까지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증여라고 하면 재산을 무상으로 주는 것을 말한다. 이때 재산뿐 아니라 그 재산에 딸린 채무까지 함께 넘겨주기도 한다. 가령 은행대출을 받으면서 담보로 잡힌 부동산을 자녀에게 넘겨 주면서 동시에 그 대출금의 채무를 자녀가 승계하는 경우가 그렇다. 부동산 소유자 및 관련 대출금의 채무자가 부모에서 자녀로 바뀌는 것이다. 이렇게 재산뿐 아니라 채무도 함께 증여하는 것을 '부담부 증여'라고 한다.
 
 
부담부 증여, 자녀의 증여세 부담 크게 줄어
채무를 얹어주는 부담부 증여가 그렇지 않은 일반 증여보다 증여세 부담이 더 작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자녀가 받은 순자산(=자산-부채)이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령 김씨가 자녀에게 부동산 6억원을 증여한다면 자녀는 약 1억원의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김씨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2억원의 채무까지 자녀에게 함께 물려주는 부담부 증여를 할 경우 자녀가 순수하게 증여받은 4억원(6억원-4억원)이 되고, 증여세 부담은 5700만원으로 낮아진다. 2억원의 채무로 인해 증여세 부담이 4300만원만큼 낮아진 셈이다. 
 
물론 증여세를 줄여주기 위해 자녀에게 빚을 안겨 주는 것이 내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증여세를 부담할 형편이 되지 않는 자녀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자녀가 부동산에서 나오는 월세 등을 모아 언젠가 채무를 갚을 수도 있고, 향후 부동산 가치가 올라 더 비싸게 팔면서 충분히 채무를 정리할 수 있는 상황이 전제된다면 미리 증여해 두는 것이 나쁘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가 내는 대출 이자는 임대소득에서 경비 처리되기 때문에 자녀의 소득세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증여하는 부모는 양도세 주의해야
다주택자가 주택을 부담부 증여하는 것은 양도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좋지 않다. [중앙포토]

다주택자가 주택을 부담부 증여하는 것은 양도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좋지 않다. [중앙포토]

 
부담부 증여는 자녀의 증여세 부담을 줄여주지만 대신 증여자인 부모는 자녀에게 넘긴 채무만큼 부동산을 양도하는 것이 되므로 양도세를 내야 한다. 김씨가 자녀에게 넘긴 채무 2억원에 대한 양도세는 약 1900만원 정도다. 가족 전체로 보면 증여세가 4300만원 줄고, 양도세로 1900만원 내야 하니 결국 2400만원 정도의 절세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담부 증여의 경우 증여자인 부모가 양도세를 내야 하므로 채무 규모를 정할 때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채무가 커질 경우 증여세는 줄지만, 자칫 양도세가 더 커져 절세효과가 반감되거나 오히려 전체 세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다주택자가 주택을 부담부 증여하는 것은 양도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좋지 않다. 김씨가 3주택자이고, 양도세 중과세 대상인 주택을 자녀에게 부담부 증여한다고 가정해 보자. 
 
채무 2억원을 넘기는 부담부 증여로 인해 증여세 4300만원을 줄일 수 있지만 대신 김 씨는 양도세로 약 6300만원을 내야 한다. 일반 증여보다 총 세 부담이 2000만원만큼 더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따라서 부담부 증여로 세 부담을 줄이려면 양도세가 중과세되지 않는 주택, 상가 등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채무는 증여받은 자녀가 상환 의무
자녀가 부담부 증여를 통해 물려받은 부동산은 증여받은 날로부터 5년 이후에 양도해야 한다. [중앙포토]

자녀가 부담부 증여를 통해 물려받은 부동산은 증여받은 날로부터 5년 이후에 양도해야 한다. [중앙포토]

 
부담부 증여를 통해 자녀에게 넘겨주는 채무 이전 절차를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대출금이라면 은행에 들러 채무자를 자녀로 변경해 둬야 한다. 물론 대출금을 자녀가 당장 갚을 필요는 없지만 향후 원금과 이자는 반드시 자녀의 자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부동산 관련 임차보증금도 일종의 채무에 해당하므로 부담부 증여를 할 수 있다.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보증금도 자녀가 줘야 하는 건 물론이다.
 
자녀가 부담부 증여를 통해 물려받은 부동산은 증여받은 날로부터 5년 이후에 양도해야 한다. 그 전에 양도하게 되면 이를 증여한 부모의 취득가액이 적용돼 양도세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최용준 세무사 tax119@msn.com
 
관련기사
공유하기
최용준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세무사 필진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돈을 이리저리 굴려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라 재테크가 잘 듣지 않는다. 돈을 굴리다 오히려 재산을 까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을 수 없는 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 방법은 있다. 비용을 줄이면 실질 수익은 올라가게 돼 있다. 세금을 절약하는 절세는 재테크 보릿고개에 실질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징세를 강화하는 바람에 절세의 여지가 자꾸 좁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더욱더 필요해지는 절세의 기술이다.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있는 재산을 지키려면 보유해야 할 무기다. 국내 최고의 세무전문가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절세의 기술을 전수한다.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