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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김기식 범법 행위”…오늘 선관위 판단에 달렸다

중앙일보 2018.04.16 00:50 종합 12면 지면보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5일 국회에서 김기식 금감원장 논란과 민주당원 댓글 조작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특검 추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5일 국회에서 김기식 금감원장 논란과 민주당원 댓글 조작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특검 추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운명을 결정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체회의를 하루 앞둔 15일 자유한국당이 김 원장을 상대로 총력 공세를 계속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청와대와 민주당이 왜 모든 정국 현안을 포기하면서까지 ‘김기식 지키기’에 매달리는지 알 수 없다”며 “문재인 정권의 이런 태도는 편집증적 집착일 뿐”이라고 공격했다.
 

“강요·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
선관위 답변으로 면죄부 안 된다”
여당 “후원금서 퇴직금 지급 가능”

한국당은 이날 김 원장이 세 가지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한국당은 강요죄 혐의를 주장했다. 김 원장이 주도해 만들었다는 더미래연구소의 교육 프로그램인 ‘미래리더아카데미’가 국정조사를 앞둔 시점에 피감기관 인사들을 상대로 350~600만원의 고액 강좌를 강제로 수강하게 했다고 한국당은 보고 있다. 한국당은 또 대외경제연구원·한국거래소·우리은행 등 피감기관의 돈으로 본인과 보좌관이 해외 외유를 떠난 게 뇌물죄 및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제기했다. 임기 종료 직전에 더미래연구소에 5000만원을 후원하고, 그 후 소장으로 선임돼 봉급으로 8550만원을 받아간 ‘셀프 급여’와 1000만원짜리 정책 용역을 맡기고 다시 후원금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아낸 점 등이 이에 해당된다는 얘기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청와대가 선관위에 질의한 네 가지 중 임기 말 후원금으로 직원들 퇴직금으로 나누어 주는 것은 애초에 범법행위와는 관계없는 사항”이라며 “위법 사실에 해당하는 사안은 쏙 빼고 질의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관위 답변으로 김기식 원장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일랑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한국당이 김 원장에 대해 이른바 죄목까지 주장하고 나선 건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13일 “김 원장의 행위 중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라는 서면 메시지를 냈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여권에선 ‘김 원장이 비록 국민 눈높이에는 어긋나지만 당시 관행이었다’며 물타기를 하고 있다”며 “우리가 정작 문제 삼는 건 김 원장의 도덕성이 아니라 명백히 범법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마치 본인들은 고고하고, 김기식만 큰 죄를 저지른 양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한국당에 맞섰다. 같은 당의 진선미 의원은 “후원금을 보좌관 퇴직금으로 주는 것을 명백히 허용하는 판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김 원장의 거취 문제와 관련 중앙선관위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선관위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지난 12일 발표와 입장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김 원장 의혹에 대해 하나라도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김 원장은 자진사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판정이 있으면 김 원장에게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 경우, 임종석 비서실장 지시로 재검증까지 하고도 김 원장에 대해 적법하다고 밝힌 청와대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선관위가 당시 관행에 비추어 김 원장 행위가 불법은 아니었다는 판단을 내리더라도 야권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또 김 원장의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불거진 청와대와 야권의 갈등 속에 국회 내 개헌과 추가경정예산안 논의가 꽉 막혀 있는 것도 청와대로서는 부담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김 원장이 사퇴하지 않아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때 가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최민우·위문희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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