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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력사용 반대” 외치며 “화학무기 음모론” 선전 공세

중앙일보 2018.04.15 18:08
중국이 미국·영국·프랑스군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무력 사용 반대”를 외치며 러시아를 두둔했다.
그러면서 중국 관영 매체는 “화학무기를 이유로 한 군사 간여는 서방 국가의 ‘상투적 시나리오’”라며 화학무기의 존재를 부정하는 선전 공세에 나섰다. 무역 관세, 대만, 남중국해 등 미국과 대치 중인 중국이 전면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은 러시아와 공동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 결의 초안을 표결할 때에는 반대표 대신 기권표를 행사하는 데 그쳤다.

中 외교부 “일방 군사행동은 유엔 헌장·국제법 위반”
화학무기 보도 화이트 헬멧, 알레포 소년 이용 주장도
대만 친중 신문 “‘불구경 전략’ 중국, 어부지리 취해”

 
중국은 미국의 전격적인 시리아 공습이 단행된 14일 주말에도 불구하고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입장을 밝혔다.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은 일관되게 국제 관계에서 무력 사용을 반대한다”며 “유엔 안보리를 벗어난 어떠한 일방적인 군사행동은 모두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 위반이며 국제법 원칙과 기본 준칙 위반”이라고 성토했다.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습에 대해 중국 정부는 엄정한 조사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 사건에 전면적이고 공정하며 객관적인 조사를 취해야 하며, 역사적 검증에 근거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 각국이 결과를 예단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시리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이 유일하고 현실적인 출로로 국제사회와 관련 각국은 유엔의 중재 역할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영 매체는 한발 더 나아가 화학무기 존재에 회의론을 펼쳤다. 우선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국제문제 사설 격인 종성(鐘聲)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도대체 발생했는지는 아직 결론이 없다”며 “이 소식을 처음 폭로한 ‘화이트 헬멧’ 조직이 지난해 발표한 시리아 재난구제 뉴스가 시리아 정부에 책임을 뒤집어씌우기 위한 현장 위조가 들통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화학무기를 구실로 한 군사 간여는 서방국가의 상투적 시나리오”라며 “15년 전 이라크 전쟁의 합법성 문제를 상기시킨다”고 주장했다.
2016년 시리아 민간 구조단체 화이트 헬멧이 공개한 폭격으로 머리에 피투성이가 된 채 구급차에 앉아 있는 알레포 소년 옴란의 사진[사진=협객도 캡처]

2016년 시리아 민간 구조단체 화이트 헬멧이 공개한 폭격으로 머리에 피투성이가 된 채 구급차에 앉아 있는 알레포 소년 옴란의 사진[사진=협객도 캡처]

 
특히 인민일보 해외판의 SNS 매체인 협객도(俠客島)는 14일 “거짓과 진실: 한 종전 기자의 눈으로 본 시리아”라는 글을 통해 시리아의 화학무기는 공습의 구실일 뿐 여론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4년간 시리아 종군기자였다는 필자는 “시리아 정부군이 우세할 때, 서구 언론이 먼저 화학무기를 보도하곤 했다”며 음모론을 펼쳤다. 그러면서 “시리아 민간 구호단체인 화이트 헬멧은 2016년 폭격으로 머리에 피투성이가 된 알레포 소년 옴란(사진)으로 유명해졌지만, 2017년 옴란의 아버지가 인터뷰에서 당시 반정부군과 화이트 헬멧이 아들을 이용했다고 폭로했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민간 구호단체 화이트 헬멧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포스터. [사진=화이트 헬멧 홈페이지 캡처]

시리아 민간 구호단체 화이트 헬멧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포스터. [사진=화이트 헬멧 홈페이지 캡처]

한편 대만 언론은 15일 중국이 시리아 사태에서 ‘어부지리’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친중 성향의 대만시보는 이날 “중국 외교부가 무력 반대, 국제법 위반 반대, 일방적 군사행동 반대를 말했을 뿐 시리아 문제에 대한 불개입 태도로 일관하면서 공습을 ‘겉으로만 반대’하는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 전쟁이 불붙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군 공습으로 시리아 문제에 빠져들면서 몸을 뺄 수 없는 워싱턴은 베이징과 무역 전쟁을 계속할 수 없고, 대만카드도 더 활용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베이징 당국이 ‘먼 산의 호랑이 다툼을 구경하는(隔山觀虎鬥)’ 전략을 유지해, ‘무초식이 유초식을 이기는(無招勝有招)’ 상황에서 베이징이 최대 승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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