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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유, 못 보겠어요.”
20~30대 남녀 몇몇이 까르르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들은 서울시장 예비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선거 캠프 스텝들인데, 우 의원이 홍보 영상 찍느라 껑충껑충 뛰는 모습을 보고 웃음보가 터졌다. 10일 오전 8시 40분, 국회 운동장에서 만난 우 의원과 일당들은 유쾌했다. 예정시간보다 10분 늦었는데, “메이크업하느라 그랬다”고 했다.
 
예전에도 메이크업했었나.
“안 했다.  대변인(우 의원은 대변인만 8번 지냈다) 할 때도 한 적 없다.”
이번엔 왜 했나.
“사람들에게 나를 알려야 하니까. 하고 다니니까 반응이 다르더라. 역시 한국 사회에선 첫인상이 중요하다.”
선거 결과가 어떻든 조금 더 대중 친화적인 정치인이 되겠다.
“될 거 같은데?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지는 예상 못 했다. 이번에도 또 (분위기에) 속는 건진 몰라도. (웃음)”
 
홍보영상 촬영차 축구복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선 우상호 의원 [우상호 의원실 제공]

홍보영상 촬영차 축구복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선 우상호 의원 [우상호 의원실 제공]

 
여의도 바닥에서 우 의원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다. 민주당의 장수 대변인으로 소통을 잘했고, 탄핵 국면 때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별 탈 없이 정국을 이끌었다. 아는 사람은 그를 높게 쳐주지만, 정치권 밖에선 그를 ‘아는 사람’이 너무 적다는 게 문제다. 우 의원도 “인지도에서 열세라 경쟁자보다 지지도가 낮다”고 말한다.
 
3선 의원으로 정치를 오래 했는데, 왜 인지도가 낮다고 보나.
“개인전 대신 단체전을 해왔다. 정청래ㆍ정봉주처럼 SNS에서 목소리를 세게 내질 않았다. 당직도 많이 맡아 정치인 우상호 개인의 색깔을 드러내기 어려웠다. 그나마 부각되기 시작한 건 원내대표 기간 때부터다.”
원내대표 때 평이 좋았다. 의회 지도자로 커갈 수 있어 뵈는데, 왜 굳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나.
“촛불이 명령한 게 정치를 바꿔라, 이거 아닌가. 박원순 시장은 안이하게 가고 있다. 박 시장이 3선에 도전하는 건 변화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지지율이 급전직하하는 걸 경험했다. 8%까지 떨어졌다. 성공한 대통령 만들려면 자치단체장이 받쳐줘야 한다.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기에 의존하고 있다. 가장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한다. 꼭 우상호일 필요는 없지만, 시대정신을 담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박 시장은 옛날 사람인가.
“등장할 당시엔 시대정신에 맞았다. ‘시민사회 출신이 들어가서 바꿔봐라’는 기대에 부응 못 했다. 물론,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와 맞서는 최전선이었고, 함께 해줘서 고마웠다. 그런데 박 시장은 시민단체의 시장님이지 민주당의 시장님은 아니다.”
 
최근 우 의원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한층 민감한 단어가 돼버린 ‘문고리’라는 말을 써가며 박 시장을 비판했다. “서울시 공무원들 전언에 따르면 (시장실이 있는) 서울시청 6층에 ‘문고리 권력’이 있다는 말까지 나돈다”는 식이다.
 
발언이 세다. 근거가 있나.
“4년 내내 서울시 공무원들로부터 들은 얘기다. 같은 당이라 공개적으로 비판은 안 해왔지만, 서울 시의원들이 모이면 매일 그 걱정을 했다. 물론 외부 민간인들의 발탁은 필요하다. 그런데 특정 세력과 출신의 말만 들으면 어떤 공무원이 의욕적으로 일하겠나. 만약 박 시장이 3선에 성공하더라도 이건 꼭 바꿔야 한다. 시장이 시민단체 출신들을 매우 신뢰하고 있어서 세게 얘기하지 않으면 안 바뀔 거라고 봤다.”
현실적으로 박 시장은 강자다.
“예선에서 1등은 박 시장이 하겠지. 2등으로 통과하는 게 최우선이다.”
박영선 의원은 이길 수 있나.  
“일에 대한 집중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장해도 잘할 분이다. 그런데 내가 더 젊고 역동적이다. 정부와 대통령, 당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전대협 동지다. 한병도 정무수석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친하다’는 수준이 아니라 동지적 관계다. 개인 능력은 박 의원이 나보다 뛰어나지만, 서울시장은 소통과 협조가 중요한 자리다. 두 사람에 대한 지지는 정체 상태인데, 나는 상승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개인 욕심 아닌가.
“(고개를 저으며) 아니다. 개인적 야심 있으면 당 대표 선거를 택했을 거다. 정치의 주역이 될 수 있으니까. 자치단체장은 그 지역에선 1등이지 다른 곳에선 아무것도 아니다. 박 시장한테도 지난해 8월 ‘3선을 하면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람은 될지 몰라도 대통령은 못 한다. 문 대통령처럼 당 대표를 해라’고 조언했다.”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도전에 나선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일 공천관리위원회 광역단체장 면접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오종택 기자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도전에 나선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일 공천관리위원회 광역단체장 면접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오종택 기자

 
그는 서울시장 선거의 예선 격인 당내 경선에 관해 얘기를 많이 했다. “김문수 후보가 나오면서 본선은 다야(多野) 구도가 됐다. 예선이 더 치열하다”는 게 그의 평가다.  
본선에 나올 다른 당 후보는 어떻게 보나.
“안철수 후보의 경우 대선 나갔던 분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게 무슨 의미겠나. 이런 정략적 접근이 정치 혐오 일으킨다. 김문수 후보의 경우엔 나 같으면 그렇게 못 한다. 경기지사 하다 대구 갔다가 서울시장? 서울 시민이 무슨 주머니 속 공깃돌인가.”
미안한 소린데, 떨어지면 그다음 스텝은 뭔가.
“하하하. 시장 후보 되신 분 열심히 도울 거다. 3선 중진인데, 우리 당의 승리 위해 열심히 뛰어야지.”
전당대회 출마는 고려사항이 아닌가.
“경선 진 놈이 대표 되겠다는 건 안철수ㆍ김문수와 같은 길을 가는 거다. 그럴 일 없다.”
원내대표 시절,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하던 우상호 의원 [중앙포토]

원내대표 시절,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하던 우상호 의원 [중앙포토]

 
우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범주류’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 조각(組閣) 때는 통일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랐다. 그래서 당시 실제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제안을 받았던 건 아니다. 한 사흘째 내 이름이 거론되기에 임종석 실장 만나서 ‘거론되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속마음? 나는 하고 싶었지. 그런데 전대협 출신 두 명이 대통령 둘러싸고 있다고 당장 종북 얘기 나왔을 거다. 대화하자고 주장해도 종북이라 몰릴 거고. 그랬더니 임 실장이 ‘서로 시켜달라고 전화 오는데 형은 뭐유’ 하면서 웃더라.”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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