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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현의 통계엿보기]청년실업률 11.6%라는데 확장실업률은 24%…확장실업률이란?

중앙일보 2018.04.15 01:00
도통 출구가 보이지 않는 최악의 고용 상황을 재차 보여준 ‘2018년 3월 고용 동향’(통계청 발표) 자료에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확장실업률’이다. 
 

통계청, 3월에 '확장실업률' 용어 첫 사용
체감과 괴리 줄이기 위한 고용보조지표
알바생, 공시생도 실업률 대상에 포함

말 그대로 실업자의 범위를 공식 실업 통계보다 넓게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6%로 집계됐는데, 청년 확장실업률은 24%에 이른다. 집계 방식이 어떻게 다르기에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걸까?
11일 서울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 앞을 학생이 지나고 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률은 11.6%를 기록했다. 확장실업률을 적용할 경우 24%에 이른다. [뉴스1]

11일 서울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 앞을 학생이 지나고 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률은 11.6%를 기록했다. 확장실업률을 적용할 경우 24%에 이른다. [뉴스1]

 
공식 통계에서 실업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통계청은 국제노동기구(ILO)의 정의를 따른다. ILO는 ①지난 1주일 동안 일을 하지 않았고(Without work) ②일이 주어지면 일을 할 수 있고(Availability for work) ③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수행(Seeking work)한 사람을 실업자라고 한다.
 
이렇다 보니 실제로는 ‘사실상 실업 ’상태인데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벌어진다. 
고용보조지표 구성요소.[통계청]

고용보조지표 구성요소.[통계청]

 
예를 들어 이렇다. A 씨는 대기업 취업을 위해 구직 활동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한다. A 씨는 자신을 취업 준비생이자 실업자라고 생각한다. 아르바이트 일은 대기업 취업을 위한 길에 잠시 거쳐 가는 과징일 뿐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공식 통계는 A 씨를 실업자로 잡지 않는다. 일자리의 질을 떠나 어쨌든 근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공식 실업률이 실제 체감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실업률이 4.5%로 3월 기준으로는 2001년(5.1%)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심각한 취업난을 고려하면 4%대 실업률은 좀처럼 와 닿지 않는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확장실업률은 이런 실제와 체감과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고용보조지표’다. A 씨의 경우를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로 분류해 실업자 범주에 넣는다.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는 근로 시간이 주당 36시간 이하이면서 추가로 취업을 원하는 사람을 말한다. 
 
구직활동 여부에 상관없이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한 ‘잠재경제활동인구’도 실업자에 포함한다. 예컨대 원서를 내지 않은 공무원시험 준비생 등은 공식 실업률에는 포함되지 않는데, 확장실업률은 이들도 실업자로 분류한다. 
 
이렇게 집계한 확장실업률은 지난달 12.2%를 기록했다. 공식 실업률(4.5%)과 격차가 크다.
 
확장실업률이 새로 선보인 용어이긴 한데,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통계청은 ILO의 권고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실업자의 범위를 넓혀 고용보조지표 1~3을 발표하고 있다. 
 
ILO의 노동저활용지표(Labor Underutilization Indicator)를 활용했다. ILO는 이 지표를 총 4단계(LU1~4)로 구분하는데 한국의 고용보조지표 1~3은 LU2~4와 같은 개념이다. 
 
통계청은 고용보조지표 3을 ‘확장실업률’로 부르기로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보조지표 1~3이라고 하면 국민이 뜻을 알기 어려워 고용보조지표 중 가장 포괄범위가 넓은 고용보조지표 3을 확장실업률이라고 지칭키로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실업률 ’등도 명칭 후보군에 올랐는데 관계부처 간 논의 끝에 확장실업률로 공식 명칭이 정해졌다.
 
실업률 통계의 현실 괴리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돼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6년 6월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 고용보조지표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2015년 8월 기준 청년 체감실업률이 32.4%에 이른다고 밝혔다. 
 
비자발적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구직 준비 없이 그냥 쉬고 있는 청년 등을 실업자에 포함해 이런 결과를 내놨다. 
 
이에 당시 유경준 통계청장은 보고서가 나온 당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통계를 반박하기 위해서다. 
 
유 전 청장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보조지표는 ILO 기준에 맞게 작성되고 있다”며 “현대경제연구원의 고용지표 자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비자발적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등을 실업자에 포함하는 건 국제기준에 안 맞고 그렇게 지표를 발표하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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