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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은 “할복자살” 이병기는 “혀 깨물고 죽어도 뇌물 아냐”

중앙일보 2018.04.13 18:25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혐의를 받는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이 특활비를 전달한 건 뇌물 목적이 아닌 선의였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이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이병기‧남재준·이병호 전 원장의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던 중 "박 전 대통령이 돈을 밝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혀를 깨물고 죽어도 뇌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검찰이 특활비를 건넨 이유를 묻자 "박 전 대통령이 돈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다고 생각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혼자 있을 때도 돈 문제로 시끄럽지 않았고,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기업인이 보낸 1만불도 돌려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국정운영을 위해 쓰인다고 생각했다”며 “대통령을 그 정도로 신뢰하지 못 하면 어떻게 일을 하겠냐”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특활비는)내가 쓸 수 있는 돈을 아껴서 보낸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옷을 사 입고 기치료를 받았다는 검찰 발표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원장은 전임 남재준 원장 시절 매월 5천만원씩 보내던 특활비를 1억으로 증액한 배경에 대해서는 "청와대나 대통령이 기업에 손 벌리지 않고 (국정원에)여윳돈이 있다면 더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활비 상납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걸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헌수 전 기조실장을 통해 특활비를 보낸 것도 당당했기 때문이다. 뒷길에서 전달했다고 해서 나도 놀랐다”고 대답했다. 또, “이 전 기조실장으로부터 법령상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며 “문제가 있다고 했으면 정신 나가지 않고서야 했겠냐”고 주장했다.
 
이 전 원장은 이날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윤선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비서관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와 관련해서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격려 차원이었다"며 뇌물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한편, 남재준 전 원장은 12일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원장 내정 과정에 최순실의 영향은 없었다고 부정하면서 “최순실 때문에 국정원장이 됐다면 제가 할복자살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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