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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TPP 재가입 검토하라. 우리 방식으로"

중앙일보 2018.04.13 08: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유화적인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주요 2개국(G2)의 무역전쟁 우려는 잦아들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와중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를 검토해보라고 지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지사ㆍ의원 백악관 면담서
라이트하이저ㆍ커들로에게 지시
중국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우세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 및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게 TPP 재가입 검토를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하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중국과 무역전쟁 가능성이 잠잠해졌지만 그래도 언제든 확전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손으로 백지화한 TPP 복귀 검토는 통상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거나 고립시키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타격을 입게될 농업종사자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마련해주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의 존 튠(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을 비롯한 인사들이 “중국의 이목을 끌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중국의 역내 경쟁국들과 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커들로 위원장에게 “TPP에 재가입하는 문제를 한번 살펴봐라”며 “물론 우리 방식대로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TPP는 미국에 몹시 나쁜 거래”라며 “더 나은 조건을 제의한다면 우리가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우리 방식’은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포함돼야 한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도 미국이 TPP에 재가입하기 위한 협상조건을 고민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튠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같은 당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도 “중국의 속임수에 반격을 가하기 위해선 중국보다는 미국과 보조를 맞출 의향이 있는 태평양 역내 다른 나라들을 미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TPP 재가입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주지사와 의원들은 대부분 농업이 주력인 주 출신들이었다. 이들은 중국이 실제 미 농산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 농가의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6.7%에 해당하는 595억달러(약 63조원) 감소한다는 농림부 자료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옥수수 벨트. [중앙포토]

미국 옥수수 벨트. [중앙포토]

 
TPP는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해 일본ㆍ호주ㆍ캐나다 등 아시아ㆍ태평양 12개국이 모여 체결한 세계 최대 무역협정이다. 이 지역에서 세력을 급속히 확장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TPP에 대해 ‘우리나라를 겁탈하려는 특정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자행된 또 하나의 재앙’이라고 규정했으며, 취임하자 마자 우선적으로 TPP 탈퇴를 강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TPP 재가입 검토지시와 관련해  “여러 국가에 걸쳐 있는 다자무역 협상을 거부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에서 중대 변화”라고 풀이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에 무역전쟁을 놓고 연일 협상메시지가 오가고 있는데, 발언수위가 한층 유화적인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에버렛 아이젠스탯 부위원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WSJ 최고경영자(CEO) 협의회’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피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폭탄관세’ 없이 미ㆍ중 무역갈등이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역전쟁 우려에 거리를 두면서 미ㆍ중 협상론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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