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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폐암 신약 '올리타정' 개발·시판 중단

중앙일보 2018.04.13 08:00
한미약품 방이동 사옥.[중앙포토]

한미약품 방이동 사옥.[중앙포토]

한미약품㈜이 폐암치료용 표적항암제(신약) ‘올리타정200밀리그램’과 ‘올리타정400밀리그램’의 개발과 시판을 중단하기로 했다.
 

2상 임상시험 후 시판 중인 표적치료제
해외 기술이전 실패와 경쟁약 시판 영향

환자 수백명 추정, 당분간은 공급 지속
정부 "타그리소정 갈아타도 건보 혜택"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는 한미약품이 12일 개발 중단 계획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해당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 보호를 위한 안전조치 등의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올리타정 사용 대상인 환자는 현재 수백명으로 추정된다.
 
한미약품은 12일 약물 안전성 문제가 아닌 해외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 해지, 동일 효능의 다른 의약품이 국내외 시판에 따른 임상시험 진행 어려움 등을 들어 올리타정의 개발과 판매를 중단한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경제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는 의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향후 투입될 연구개발 비용 대비 신약 가치의 현저한 하락이 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폐암 신약 올리타정. [사진 약학정보원]

한미약품의 폐암 신약 올리타정. [사진 약학정보원]

식약처는 지난 2016년 표적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에게 치료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상 임상시험 자료만으로 올리타정 2개 제품의 시판을 허가했다. 시판 후 3상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조건이었다. 다른 치료제가 없는 암 환자를 위한 신속 심사‧허가제도를 적용했다.
 
국내에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주)의 ‘타그리소정40밀리그램’과 ‘타그리소정80밀리그램’이 올리타정과 동일한 효능을 내는 약으로 허가되어 있다.
 
식약처는 환자 보호를 위한 조치계획 타당성, 안전조치 이행 절차‧내용의 적절성, 시판 후 부작용 사례 등 안전성 정보 등을 중심으로 한미약품의 계획서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달 안에 완료한다. 
 
특히 올리타정 2개 제품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는 환자, 시판 허가된 제품을 투약받은 환자, 다른 의약품으로 변경할 환자에 대한 안전조치 계획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한미 측이 당분간은 환자에 대한 약 공급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약 사용에 따른 새로운 부작용이 확인된건지, 개발 중단에 따른 환자 안전성 확보 계획이 확실한지 등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올리타정은 지난해 11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한 달에 260만원이던 약값이 8만원으로 내려갔다. 올리타정과 동일한 효능을 내는 타그리소정도 12월 건보 대상이 됐다. 환자의 약값 부담도 월 1000만원에서 34만원으로 낮아졌다. 현재 올리타정을 사용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타그리소정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 
올리타정 개발 중단
 
보건복지부는 이들이 똑같이 건보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기존 규정을 손볼 계획이다. 현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내부 규정에 따라 부작용이 확인됐을 경우에만 건보 적용 약의 종류를 변경할 수 있다. 곽명섭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올리타정 사용 환자들은 말기인데다 불가피한 상황이라 타그리소정으로 갈아타도 그대로 건보 혜택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면 약값을 현재보다 조금만 더 부담하면 된다"면서 "해당 규정이 엄격하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에 이 참에 제도 전반을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신속·심사 허가는 2상 임상자료로 심사 후 우선 허가하되 허가 후 3상 임상시험자료, 사용성적 조사 자료 및 안전사용 조치 등의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허가하는 제도를 말한다. 3상 임상시험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절차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의약품 신약에 대한 조건부 허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김상봉 과장은 "해외에선 3상을 진행중이거나 마친 후에도 경제성, 부작용 등의 문제로 시장에서 단계적 철수하는 신약들이 종종 있다. 다만 국내는 신약 개발 자체가 적은 편이라 이러한 사례는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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