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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세먼지도 심각 "남새로 황사 씻어라"…남북 공동대응 가능할까

중앙일보 2018.04.13 06:00
“황사 경보입니다.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모자와 눈 보호 안경, 마스크를 착용하며 방안에 들어가기 전에는 옷을 털어야 합니다.”
북한이 관영 조선중앙TV를 통해 지난해 5월 방영한 ‘황사 현상과 피해방지 대책’ 프로그램의 일부다. 한국의 여느 황사 및 미세먼지 예고 방송과 다르지 않다. “신선한 남새(채소)나 과일, 물고기와 록차(녹차)는 인체 내에 쌓인 황사 먼지들을 씻어내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라는 내용도 비슷하다. 북한은 황사와 미세먼지를 구분하지 않고 황사라고 통칭한다.
 
지난해 4월 평양 대동강 양각도 호텔에서 바라본 아침 풍경.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다. [중앙포토]

지난해 4월 평양 대동강 양각도 호텔에서 바라본 아침 풍경.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다. [중앙포토]

 
미세먼지 고민은 남이나 북이나 매한가지다. 이에 착안해 미세먼지 문제를 남북 협력의 또 다른 단초로 삼자는 주장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호홍 신안보연구실장은 11일 낸 보고서에서 미세먼지를 두고 남북 공동의 민관 합동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김 실장은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건강 위협은 신(新) 안보영역”이라며 “북한도 미세먼지 고민이 큰 만큼 공동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를 교환하고 전문가 교류 등을 적극 추진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고민을 줄이기 위해 남북과 중국이 함께 하는 3자 회의체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25~28일 전격 방중하며 북중 밀착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주제로 남북중 3자가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실장은 “남북이 먼저 협력 방안을 찾은 뒤 중국의 참여를 유도하면 중국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의 차관보급 이상의 책임있는 고위 당국자들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세먼지 고민도 심각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자에서 ‘심각한 대기오염과 그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대기오염은 인류에게 있어서 사활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북한식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산림 녹화에 집중돼있다. 북한 매체들을 중심으로 “식물이 대기환경의 정화자이며 먼지 제거자”라며 나무 심기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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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은 2일자에도 ‘산림 복구 전투를 힘있게 벌려 푸른 숲이 우거지게 하자’는 기사를 싣고 김정은 위원장이 “(심은) 나무의 사름률(생존률)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본인도 지난해 북한의 식수절(식목일)인 3월2일 부인 이설주와 함께 나무 심기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3월2일 북한의 식수절(식목일)에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 원아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3월2일 북한의 식수절(식목일)에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 원아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의 국회 격으로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도 나무 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봉주 총리가 이날 회의에서 올해 주요 사업으로 “나무 심기와 심은 나무에 대한 비배(가꾸기) 관리를 잘하여 나무의 사름률을 90%이상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김호홍 실장은 “미세먼지 문제엔 남북이 없다”며 “북한발 미세먼지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는 터라 남북 간 미세먼지 공동관리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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