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잠실 SK전 4회 선제 결승 솔로포를 터트린 유강남.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3/52bc40ec-91ef-41d5-8df9-a83f7f13fa71.jpg)
11일 잠실 SK전 4회 선제 결승 솔로포를 터트린 유강남. [뉴스1]
2011년 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50순위로 입단한 유강남은 2014년 상무 군복무를 마친 뒤 빠르게 성장했다. 2015년엔 126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72, 8홈런·37타점을 올렸다. 2016년엔 정상호가 FA로 영입되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듯 했지만 지난해 타율 0.278, 17홈런·66타점을 올리며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올시즌 출발도 좋다. 12일까지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6(45타수 16안타), 4홈런·8타점을 올렸다. 다소 이르지만 김동수(1998년·20홈런), 조인성(2010년·28홈런) 이후 8년 만에 LG 포수로는 세 번째로 20홈런을 때려낼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11일 잠실 SK전에서 선제 결승포를 때려낸 유강남은 12일 경기에서도 선제 적시타 포함, 3타수 1안타·1볼넷을 기록했다. 초반 부진을 겪은 LG도 롯데와 3연전(6~8일, 2승1패)에 이어 SK 3연전(10~12일, 2승1패)에서도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7승9패를 기록,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유강남의 목표는 투수에게 믿음을 주는 포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습관도 바꿨다. 예전 유강남의 취미는 '타격 동영상'을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3연전을 앞둔 상대 팀 타격을 보는 데 시간을 쓴다. 유강남은 "전력분석팀에서 도움을 주신다. 투수들한테 힘이 되야 하니까"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유강남은 '지난해 LG가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는 말에도 "나는 조금 도왔을 뿐이다. 우리 투수들이 잘 던져서 그런 것"이라며 손사래쳤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유강남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그는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포수의 매력에 빠졌다. 내가 낸 사인으로 타자를 잡아내고 팀원들을 격려하는 게 멋있어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제대로 포수가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09년부터였다. 그는 "중학교 때까지는 주로 1루수로 많이 나갔다. 사실 학교 다닐 땐 포수가 이렇게 책임감이 무거운 줄 몰랐다. 그래도 포수는 정말 매력적인 포지션"이라고 했다.
유강남은 지난해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스탯티즈 기준)에서 강민호(3.49)와 양의지(3.04)에 이어 포수 중 3위(2.60)에 올랐다. 덕분에 아시안게임 포수 예비 엔트리(7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유강남은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진 않는다. 민호 형, 의지 형이 워낙 잘 해서다. 그래도 가문의 영광이다. 이름을 올린 것 만으로도 기분 좋고 감사하다"고 웃었다.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 양의지와 강민호도 데뷔 초엔 '공격형 포수'란 평가를 받았다. 유강남은 "부족함을 채워야 한다. 의지 형, 민호 형도 처음엔 공격형 포수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최고 포수'라고 한다. 나도 공격형이 아닌 '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배우고 싶고, 따라가고 싶은 두 포수에게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유강남은 "민호 형은 서글서글하게 투수들을 잘 이끈다. 편안함이랄까. 그런 걸 배우고 싶다. 나는 경기에서 빠져들어 내 생각 하기 힘든데 민호 형은 게임을 하면서도 즐기면서 잘 풀어낸다"고 했다. 이어 "의지 형은 팀의 중심을 잡는 능력이 있다. 운영의 묘가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투수리드를 해서 깜짝 놀랄 때도 많다"고 했다. 유강남은 "투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포수가 돼서 나를 믿고 던지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유강남은 타석 등장음악으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쓰기도 했다. 유강남이 생각하는 진짜 '유강남 스타일' 야구는 어떤 것일까. "강남이란 이미지처럼 야구하는 것이죠. 창피하지 않은 고급 야구, 그걸 하고 싶어요."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