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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소라 봅데강?” 오도독 씹으면 입 안 가득 바다향

중앙일보 2018.04.13 01:50 종합 20면 지면보기
지난 9일 제주 우도에서 열린 ‘소라축제’에서 해녀 김혜숙씨가 뿔소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9일 제주 우도에서 열린 ‘소라축제’에서 해녀 김혜숙씨가 뿔소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이렇게 큰 소라 봅데강(보셨나요). 뿔이 달려 뿔소라우다(입니다).” 지난 9일 제주시 우도면의 해녀 김혜숙(60)씨가 우도산 소라를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우도에서 나는 뿔소라는 1개에 500g에 달할 정도로 크다.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고둥이나 참소라의 무게가 100~200g인 것과 비교하면 배 이상 크고 무겁다.
 

제주 우도의 보석 ‘뿔소라’ 이야기
거센 조류에 뿔 발달, 무게도↑
겉모양 아름답고 속살도 꽉 차

해녀들 수출가 하락, 엔저에‘울상’
“해외시장 개척하고 가공품 계획”

제주에서 3㎞가량 떨어진 우도는 제주도의 유인 부속섬 8곳 중에서도 ‘보석 같은 섬’으로 통한다. 5.9㎢ 넓이의 섬 곳곳이 천혜의 자연 경관과 다양한 먹거리·볼거리로 가득해서다. 우도의 먹거리 중 뿔소라는 첫손에 꼽히는 특산품이다. 뿔소라는 제주바다의 거센 조류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과정에서 뿔 부분이 발달한 게 특징이다. 제주산 뿔소라 중에서도 우도산을 최고로 치는 이유도 겉 모양이 아름답고 속살이 꽉 차 있어서다. 제주 앞바다의 향이 베어 있는 우도산 뿔소라는 회(사진)·죽·구이 등으로 즐길 수 있다. 회로 썰어내면 오도독 씹히는 식감이 좋고, 삶거나 구우면 부드러운 맛이 살아나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
 
앞서 우도에서는 지난 8일부터 이틀간 뿔소라 맛의 진수를 보여준 ‘우도 소라축제’가 열렸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축제에서는 소라 경매와 우도 올레길 걷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관광객들은 갈고리가 달린 낚시대로 건져 올려낸 소라를 직접 맛보는 ‘소라 잡기’에 큰 호응을 나타냈다. 축제장을 찾은 손남숙(41·여·창원시)씨는 “봄을 맞아 들꽃이 가득 핀 우도에서 소라를 맛보니 천상의 맛이 따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뿔소라 구이를 준비하는 모습. [최충일 기자]

뿔소라 구이를 준비하는 모습. [최충일 기자]

하지만 최근에는 소라의 수출가격이 떨어져 제주해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 소비처인 일본 내 소라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엔저 여파까지 겹쳐 수입산 소라를 찾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한해 2000여t이 생산되는 제주산 소라는 매년 60%(1200t) 이상이 일본으로 수출된다. 제주산 활소라 수출가격은 2011년 ㎏당 9.9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5.5달러, 2013년 5.1달러, 2014년 4.6달러, 2015·2016년 4.3달러, 2017년 4.1달러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고성오 제주시수협 지도상무는 “소라의 수출가격은 해녀들의 생계와 직결된다”며 “동남아 등 해외시장을 새로 개척하고, 가공산업 지원 등을 통해 내수를 늘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2018 우도 소라축제. [최충일 기자]

2018 우도 소라축제. [최충일 기자]

우도는 한해 약 2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제주의 부속섬 중 가장 인기가 높다. 배를 타고 15분만 이동을 하면 제주도 본섬과는 또다른 이국적인 풍광을 체험할 수 있어서다. 해안선 길이가 17㎞에 불과하지만 3가지 색의 모래 해변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동양 유일의 홍조단괴 백사장인 ‘서빈백사 해변’에서는 하얀 모래가 비치는 에메랄드빛 해변을 볼 수 있다. 홍조단괴는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검은 모래가 일품인 ‘검멀레(검은 모래)해변’도 서빈백사 해변과 대비되는 풍광을 지녀 관광객들이 몰린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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