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내를 향한 밤하늘 허공 주먹질

중앙일보 2018.04.08 11:00 종합 19면 지면보기
[더,오래]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6)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얌마! 넌 아직도 마누라가 무섭니?"
"무섭긴…."
"정말 안 무서워?"
"짜샤! 무섭긴 뭐가 무서워?"
 
나는 마시던 소주잔을 꽝 내려놓고
마주한 친구 녀석에게 확 인상을 긁어 보였다.
 
사실이다.
마눌이 무섭지 않다.
바가지 박박 긁고 인상 쓰며 토라져도 무서울 게 하나도 없다.
내 비록 백수 신세지만
내 식구 밥 굶겼어?
입을 옷 안 사줬어?
살집 없어?
새끼들 공부 가르쳐 다 결혼시켰잖아!
뭐가? 뭐가 무서워?
 
김선녀, 내 마누라야!
너 말이야. 너무 잘난 체하지 마, 짜샤!
대한민국에서 나만큼 사는 것도 행복이란 말이야.
 
늦은 밤 마을버스에서 내려
이리저리 헛발질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그 밤하늘 허공에 마구마구 주먹질해본다.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kangchooon@hanmail.net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관련기사
공유하기
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