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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그랜드슬램 앞에 나타난 오거스타의 말썽꾼

중앙일보 2018.04.08 07:40
패트릭 리드의 티샷. 리드는 최종라운드에는 타이거 우즈와 똑같이 입고 나온다. [REUTERS/Brian Snyder=연합뉴스]

패트릭 리드의 티샷. 리드는 최종라운드에는 타이거 우즈와 똑같이 입고 나온다. [REUTERS/Brian Snyder=연합뉴스]

패트릭 리드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9언더파로 경기를 시작한 리드는 합계 14언더파로 2위 로리 매킬로이(11언더파)에 3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게 됐다. 매킬로이는 이날 7언더파 65타를 쳤다.  
새벽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그린은 부드러워졌고 선수들이 핀을 맹폭했다. 전반엔 로리 매킬로이가 8번 홀 이글 등 5타를 줄였다.
 
후반엔 패트릭 리드의 차례였다. 리드는 파 5인 13번홀과 15번홀에서 이글을 잡아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패트릭 리드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바로 옆에 있는 오거스타 스테이트 대학 출신이다. 조지아 대학에 다니다가 쫓겨나서 비교적 작은 시골 학교인 이 곳으로 왔다. 조지아 대학에서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성격이 거칠고 스코어를 속였으며 절도 사건에 관한 소문도 있었다. 오거스타 스테이트 대학으로 옮겨와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리드는 팀 규칙을 위반해 두 번 출장 정지 징계를 당했고 동료들이 팀에서 내쫓을지 투표도 했다.  
 
그러나 살아남았다. 실력은 뛰어났다. 리드는 오거스타 스테이트를 이끌고 두 번이나 전국 우승을 이끌었다. 오거스타 스테이트는 스포츠팀 예산이 명문 대학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학교다. 
 
그런 학교가 명문 강호들을 잡고 두 번이나 우승했다. 한 번도 기적인데 두 번 연속은 엄청난 일이다. 그걸 리드가 다 했다. 두 번째 우승인 2011년, 리드는 자신을 쫓아낸 조지아 대학을 결승에서 꺾고 우승했다.
로리 매킬로이가 8번홀에서 이글을 잡고 기뻐하고 있다. [AP /David J. Philli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가 8번홀에서 이글을 잡고 기뻐하고 있다. [AP /David J. Phillip=연합뉴스]

 
리드는 최종일 타이거 우즈와 똑같이 검정 모자, 붉은 상의, 검정 바지를 입는다. 자신의 실력이 그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리드가 오버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점점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그의 대학시절 감독은 “리드는 자신감이 넘치고 압박감을 오히려 즐긴다”면서 “마스터스 우승해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리드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다. 트위터에서 그를 비난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리드가 13번 홀 이글에 이어 15번 홀에서 칩샷을 집어 넣는 장면에선 박수가 안 나올 수 없었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할 매킬로이와는 인연이 있다. 2016년 라이더컵 최종일 싱글 매치에서 둘은 만났다. 유럽 최고 선수 매킬로이를 상대하겠다고 리드가 자청해 선봉에서 붙었다. 
 
5~8번 홀에서 두 선수는 합쳐 9언더파를 쳤다. 리드는 이글-버디-버디-버디를 했고 매킬로이는 버디-버디-버디-버디를 했다. 라이더컵 사상 가장 화려한 장면으로 꼽힌다. 리드가 매치에서 이겼고 미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5명 뿐이다. 유럽 선수로는 처음이며 아놀드 파머와 톰 왓슨도 못한 귀한 기록이다.그 앞을 패트릭 리드가 막아서고 있다. 라이더컵에서의 패배를 갚을지 주목된다.   
 
리더보드는 화려하다. 리키 파울러가 9언더파 3위, 존 람이 8언더파 4위, 헨릭 스텐손이 7언더파 5위다. 토미 플릿우드, 버바 왓슨,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 등이 뒤를 이었다.    
 
타이거 우즈가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후 팬들의 박수에 답하고 잇다. [AP/Charlie Riedel=연합뉴스]

타이거 우즈가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후 팬들의 박수에 답하고 잇다. [AP/Charlie Riedel=연합뉴스]

한국의 김시우는 4타를 줄여 이븐파 공동 21위가 됐다. 타이거 우즈는 이날 이븐파, 중간합계 4오버파 공동 40위다. 우즈는 “퍼트는 잘 했는데 안 들어갔고 아이언이 잘 안됐다”면서 “내일 점수를 줄여 이븐파 혹은 언더파로 경기를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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