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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타봤습니다] ‘아빠 달려!’ 카시트 달린 페라리??

중앙일보 2018.04.08 06:00
 
페라리 GTC4 루쏘T 시승기
페라리 GTC4 루쏘T를 인천 앞바다 인근 영종해안남로에서 시승했다. 문희철 기자.

페라리 GTC4 루쏘T를 인천 앞바다 인근 영종해안남로에서 시승했다. 문희철 기자.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는 강력한 성능으로 승부하는 차다. 예컨대 최근 출시한 컨버터블 차량(포르토피노)은 이전 모델(캘리포니아T)보다 힘을 40마력이나 끌어올렸고(600마력), 지난해 선보인 차(812슈퍼패스트)는 속도(340㎞/h)로 유명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과 인천 용유역을 연결하는 자기부상열차 노선 앞에선 페라리 GTC4 루쏘T. 문희철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과 인천 용유역을 연결하는 자기부상열차 노선 앞에선 페라리 GTC4 루쏘T. 문희철 기자.

 
성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페라리는 실용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감안하면 GTC4 루쏘T는 독특한 페라리다. 일단 페라리에서 현재 판매 중인 유일한 정통 4인승 모델이다. 심지어 뒷좌석 시트에는 유아용 카시트를 고정할 수 있는 국제표준 카시트 고정장치(아이소픽스)까지 갖췄다. 실제로 페라리에 카시트를 장착하고 올림픽대로→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영종해안남로 왕복 125㎞ 구간에서 GTC4 루소T의 성능을 체험했다.
 
현재 시판 중인 유일한 정통 4인승
 
차명(GTC4)에서 ‘GTC’는 그란투리스모 쿠페, 숫자 ‘4’는 4인승을 뜻한다.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고성능 차량인 그란투리스모는 통상 축간거리를 늘리고 부드러운 충격흡수장치(서스펜션)를 채택하는 식으로 승차감을 향상한 경우가 많다.  
페라리 GTC4 루쏘T를 주행 중인 본지 기자. 문희철 기자.

페라리 GTC4 루쏘T를 주행 중인 본지 기자. 문희철 기자.

 
GTC4 루쏘T도 마찬가지다. 외관만 보면 뒷좌석이 다소 비좁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탑승하면 의외로 엉덩이가 쑥 들어가면서 생각보다 안락하고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차량 천장 중간을 가로지르는 바(bar)가 없어, 뻥 뚫려있는 천장도 뒷좌석의 개방감을 더한다.  
 
트렁크 공간(450L)도 의외로 넓다. 일반적인 그란투리스모 쿠페 차량은 골프 가방을 수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폭(198㎝)이 넓어 골프 가방 2개를 넣을 수 있다. 다만 트렁크 공간이 좌우로는 넓지만, 높이는 낮은 편이다. 디자인과 공간성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다.    
 
‘가족’ 배려한 보기 드문 페라리
 
인천 중구 을왕동 가족오토캠핑장에 주차 중인 페라리 GTC4 루쏘T. 문희철 기자

인천 중구 을왕동 가족오토캠핑장에 주차 중인 페라리 GTC4 루쏘T. 문희철 기자

보조석 전면 디스플레이도 이 차가 운전자의 ‘가족’을 얼마나 배려했는지 보여준다. 10.25인치의 좌우로 넓은 이 터치스크린만 조작해도 동승자는 음악 선곡은 물론, 현재 차량이 몇 단 기어로 얼마나 빨리 달리고 있는지 대부분의 주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과격한 주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페라리 GTC4 루쏘T 카시트에서 잠든 아기의 모습. 문희철 기자.

과격한 주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페라리 GTC4 루쏘T 카시트에서 잠든 아기의 모습. 문희철 기자.

또 아이소픽스도 GTC4 루쏘T가 가족 여행에 적합한 차량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고속도로 구간에서 차량 성능을 시험하면서 다소 과격하게 차량을 운행했지만, 카시트에 앉은 아기가 곤히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한 번도 잠에서 깨지 않았다. 뒷좌석 승차감의 만족도를 충분히 보여주는 일화다. 노면의 질감이 어느 정도 전달되긴 하지만 신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충격은 차체가 흡수했다.
 
스포츠카로서 ‘성능’ 포기 안 해
 
그란투리스모는 장거리 주행의 편의성을 위해서 민첩함을 다소 희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차는 다르다. 실용성을 배려했지만 그래도 페라리는 페라리다. ‘올해의 엔진상’ 4개 부문(대상 포함)을 석권한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이 민첩한 반응속도와 강력한 가속성능(329㎞/h)을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5초다. 엔진의 회전력(77.kg·m)이 강해서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감이 잘 안 느껴진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과 인천 용유역을 연결하는 자기부상열차 노선 앞에선 페라리 GTC4 루쏘T. 문희철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과 인천 용유역을 연결하는 자기부상열차 노선 앞에선 페라리 GTC4 루쏘T. 문희철 기자.

 
저속과 고속에서 차량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저속에서는 고성능 세단의 느낌인데, 가속페달을 밟을수록 반응속도가 빨라진다. 차량을 처음 급가속했을 때는 스티어링휠이 레이싱카처럼 지나치게 민첩하게 반응해서 식은땀이 흘렀다.  
 
이때 영화 효과음처럼 들려오는 엔진 배기음도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허리 부분에 튀어나온 날개 모양의 시트가 고속주행시 신체의 흔들림을 방지한다. 또 공조장치 디자인과 방향지시등 버튼의 위치 등은 마치 포뮬러1 레이서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페라리 GTC4 루쏘T 주행 사진. 문희철 기자

페라리 GTC4 루쏘T 주행 사진. 문희철 기자

 
이탈리아 현지에서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제조하는 페라리는 워낙 선택사양이 많아서 공식적인 판매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선택사양을 최저가로 고를 경우 페라리 GTC4 루쏘T 3억5000만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으며, 중앙일보가 시승한 차는 3억9000만원 안팎이었다.
 
인천=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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