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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러스트벨트’ 구조조정은 고통스럽지만 피할 수 없어

중앙일보 2018.04.06 01:12 종합 30면 지면보기
수출을 견인하면서 대규모 일자리를 제공해 온 해안 도시 6곳이 고용위기지역으로 전락했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이 줄줄이 공장 문을 닫으면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충격을 완화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를 열고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해 이들 6개 지역과 특별고용지원업종에 449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전북 군산, 경남 거제·통영·고성, 창원시 진해구, 울산시 동구 등 6곳이다. 이들 지역은 제조업 고용벨트로 자동차·조선산업의 거점이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경영 혁신에 실패하고 강성 노조의 반발로 구조조정의 타이밍까지 놓치면서 눈물의 도시가 됐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도 이번 추경은 국회의 철저한 검증과 조정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으로 연명해 온 좀비 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키고 지역 재생을 돕는 데 맞춰져야 한다는 얘기다. 전체 추경의 상당액이 중소기업 취업자 1인당 1035만원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등 경제의 체질 강화와도 거리가 멀다. 좀비 중소기업에 이런 자금이 들어가더라도 걸러 낼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따라서 추경은 산업 체질을 확 바꾸는 쪽에 집중돼야 한다.
 
해외에서도 지역 재생이 대세다. 스웨덴 말뫼 지역은 경쟁력을 잃고 조선소 크레인이 팔려 나가는 ‘말뫼의 눈물’을 딛고 창업 천국이 됐다. 한때 노키아를 앞세워 세계 휴대전화 1위를 자랑하다 스마트폰에 밀려 휘청거렸던 핀란드 역시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창업 국가로 거듭났다. 우리도 러스트벨트를 다시 고용벨트로 회복시키려면 고통스럽지만 구조조정이 우선이다. 추경 역시 실직자의 맞춤형 재취업과 훈련 참여 기회 확대, 신규 창업 기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고통스럽더라도 이런 원칙이 확고해야 구조조정에 직면한 STX조선해양과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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