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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장고 끝에 악수

중앙일보 2018.04.06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준결승 3국> ●안국현 8단 ○탕웨이싱 9단
 
4보(49~69)=우상귀에서 선수를 잡은 탕웨이싱 9단은 50으로 발 빠르게 좌하귀를 지켰다. 보통 다음 진행으로 '참고도1' 정도가 예상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안국현 8단의 돌이 생각보다 쉽게 나오지 않는다. 의외의 타이밍에서 한참 동안 바둑판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고민에 빠져 있던 그는 51로 잇는 선택을 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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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을 두기 전까지, 안국현 8단은 머릿속으로 '참고도2'를 상상하고 있었다. 흑1로 두었을 때, 백2, 4로 슬그머니 나와 백6, 8로 좌변을 집적거리는 장면을 그려보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좌변 처리가 깔끔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 작정하고 두텁게 51로 이어둔 것이다.
 
참고도1

참고도1

바둑을 둘 때만 해도 안국현 8단은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었다. 지금 형세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평소 낙천적인 성격의 안 8단은 형세 판단도 긍정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웬만해서는 자신의 바둑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속 편하게 바둑을 두는 스타일이다.
 
참고도2

참고도2

하지만 바둑 격언에 '장고 끝에 악수 난다'는 말이 있다. 바둑이 끝나고 자신의 바둑을 냉정하게 되돌아본 안 8단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한 거 같다. 51은 느슨한 수였다"고 후회했다. 그는 "51로 잇는다고 해도 나중에 활용당하는 걸 원천 차단할 수 없는데 차라리 69자리에 놓는 게 나았다"고 설명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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