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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공격, 해킹 피해는 암호화폐 거래소 책임”

중앙일보 2018.04.05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광풍’에 올라타 지난해 수천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린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 조항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도스(DDoS) 공격이나 해킹 등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어도 거래소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식이다. 이런 불공정 약관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메스를 댔다.
 

공정위, 불공정약관 시정 권고
ID·비번 유출 면책조항도 지적

공정위는 비티씨코리아닷컴, 코빗 등 12개 거래소의 이용약관을 심사하고 불공정 약관에 대해 시정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12개 거래소는 광범위한 면책조항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에 따른 피해 위험을 소비자에게 떠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발행 관리 시스템 또는 통신서비스 업체의 서비스 불량이나 전기통신서비스 장애, 정보통신망에 대한 감청, 회원 PC에 대한 해킹 등에 대해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는 약관을 담았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디도스 공격이나 해킹 등으로 인한 손해 발생의 원인에 거래소의 귀책 사유가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지적하며 해당 조항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12개 거래소는 또 ‘아이디와 비밀번호에 관한 모든 관리 책임은 회원에게 있다’라고 규정했다. 해킹 등으로 아이디나 비밀번호가 유출되더라도 거래소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조항 역시 약관법에 어긋난다고 공정위는 결론 내렸다.
 
회사의 운영정책이나 관리자의 판단 같은 불분명한 사유로 고객과의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시정을 권고했다.
 
거래소가 공정위의 시정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공정위는 시정 명령을 내리고, 여기에도 불복할 경우 검찰에 고발할 수 있다.
 
배현정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불공정 약관 시정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가 주의 의무를 다하도록 함으로써 이용자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불공정 약관 시정과 별도로 암호화폐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암호화폐 거래 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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