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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 필요 없는 남북정상 핫라인...판문점 직통회선 이을듯

중앙일보 2018.04.04 11:5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간 핫라인을 구축하는 문제는 7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리는 남북 통신 실무회담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방북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 특사단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핫 라인으로 첫 통화를 갖기로 했다.
 
지난해 8월 1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진행된 청와대 오픈하우스에 참석한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8월 1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진행된 청와대 오픈하우스에 참석한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중앙포토]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핫라인은 별도 회선을 확보해 통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판문점에 설치된 남북 직통전화 회선이 청와대까지 들어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통화는 타 정상과는 달리 통역이 필요 없기 때문에 ‘직통 핫라인’이란 성격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 대통령이 별도 회선을 통해 외국 정상과 통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까다로운 점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보통 정상간 통화는 순차 통역으로 진행된다. 문 대통령이 발언하면 먼저 우리 측 통역사가 해당 정상국 언어로 통역한다. 이어 상대국 정상 발언이 이어지면 이를 해당 국가 통역사가 한국어로 통역하는 방식이다. 김정은과의 통화는 통역이 필요없어 타 정상 때보다 필요한 인원이나 절차가 줄어든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 통화 전에 회선이라든지 기계 설비 등을 점검한다. 저쪽 통역과 이쪽 통역이 잘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도 다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간 직통 핫라인은 각자의 집무실에 별도로 설치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등도 상시 대화한다는 의미로 핫라인을 강조하지만 직통 전화기가 따로 설치돼 있지는 않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직통’이란 성격을 강조하고 남북 핫라인이라는 상징성을 위해 별도의 전화기를 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문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는 번호에 따라 국방부나 국정상황실 등으로 바로 연결되는 핫라인이 있다. 이 전화기에는 음성 신호를 암호화시켜 도청을 불가능하게 하는 비화기가 달려있다. 남북 핫라인 전화기에도 비화기가 장착될 전망이다.
 
 다만 직통 핫라인이 설치되더라도 몇시에 누가 먼저 통화하는지 등의 실무적인 조율은 거쳐야 한다. 사전 조율은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김 위원장의 비서실 격인 노동당 서기실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남북 핫라인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안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용해 국가정보원과 노동당 통일전선부 사이에 설치된 적이 있다. 다만 이는 비상연락망 성격이 강했고 실제로 남북 정상이 직접적인 핫라인을 가동한 적은 없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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