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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마켓 랭킹] 투자금 몰린 스타트업, 야놀자 > 토스 > 배달의민족

중앙일보 2018.04.04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3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 총액은 2014년 1조6893억원에서 지난해 2조3893억원으로 늘었다. 벤처투자 조합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164개 투자조합에 총 4조4430억원이 모였다. 2014년(82개, 2조6195억원)에 비하면 2배 이상의 자본이 벤처 투자에 몰려드는 셈이다.
 

작년 각각 800억·550억·350억원
카풀 앱 풀러스도 220억으로 5위
상위 10곳 3028억 … 전년보다 줄어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들 중 연간 투자유치 규모가 컸던 기업 상위 10개를 추렸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각 스타트업의 발표와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래텀’의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 유치 금액 1위는 숙박 O2O(온라인 오프라인 연결) 서비스를 운영하는 ‘야놀자’로 나타났다. 야놀자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총 800억원을 조달했다. 야놀자는 모텔 등 중소형 숙박시설 예약·결제 플랫폼으로, 같은 숙박O2O인 ‘여기어때’와 치열하게 경쟁하며 시장을 키웠다. 야놀자에 거액을 투입한 투자자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600억원)와 아주그룹의 아주IB(200억원)이다.
 
2위는 간편송금 앱 토스(Toss)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다. 이 회사에 총 550억원을 투자한 투자자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미국 페이팔과 굿워터캐피탈·알토스벤처스 등 실리콘밸리 기업·VC 5곳이 투자했다. 토스는 2015년 2월 국내 최초로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할 수 있는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 가입자 650만명, 월 송금액도 1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투자유치액이 많은 스타트업 3위는 네이버로부터 350억원을 투자받은 음식배달 앱 ‘배달의 민족’(배민) 운영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이다. 지난 1일 이 회사는 지난해에 매출 1626억원, 영업이익 217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각각 전년대비 91.6%, 718% 성장했다. 2016년 흑자 전환한 지 1년 만에 영업 이익이 9배 가량 늘었다. 4위도 네이버가 투자한 곳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나 대기업의 배송을 대행해주는 IT 물류기업 메쉬코리아(240억원 유치)다.
 
네이버가 유통·배달 플랫폼을 가진 우아한형제들과 메쉬코리아에 600억원 가까이 투자한 이유가 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사용자들이 퀵 서비스나 배달 음식을 주문할 경우, 이들 기업과의 협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곽대현 네이버 홍보실 수석부장은 “핵심 사업에 도움이 되는 기업에 투자한다”며 “올해는 AI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회사 이름이 ‘푸드테크’인 포스(POS·판매시점 관리 시스템) 솔루션 업체에 167억원을 공동 투자했다. 주문·결제·배달 등을 모두 하나의 포스로 처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한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유치 규모 9위에 올랐다.
 
지난해 큰 주목을 받은 카풀(승차공유) 앱 풀러스도 220억원을 투자금으로 유치해 5위에 올랐다. 풀러스 투자자들 중엔 차량공유 스타트업 쏘카에 투자했던 SK, 소셜벤처들에 많이 투자해온 옐로우독·콜라보레이티브펀드가 있다.
 
6위는 면역항암치료제와 바이오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ABL 바이오(200억원), 7위는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업무를 관리해주는 베스핀글로벌(170억)이다. 공동 7위인 센드버드는 한국인 김동신 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기업들에 모바일 채팅·메시징 솔루션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10위는 동영상 창작자들의 매니지먼트 기업인 MCN(멀티 채널 네트워크) ‘트레져헌터’가 차지했다.
 
상위 10곳이 지난해 유치한 투자 총액은 약 3028억원이다. 2016년 상위 10곳이 투자받은 총액(3838억원)보다 800억원 이상 줄었다. 소프트뱅크의 쿠팡 투자가 있던 2015년의 10개사 투자유치 총액(1조4858억원)이나 옐로모바일 한 곳에만 3000억 이상 투자금이 모인 2014년(10개사 총액 1조18억원)과 비하면 더 줄었다. 이는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에 거액의 투자자금이 몰리는 ‘빅 딜(Big deal)’이 줄었다는 뜻이다. 쿠팡과 옐로모바일 이후 아직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유니콘이 등장하지 않는 현실이 반영돼 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중국의 스타트업들이 2년 사이에 수조원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한국 상황은 아쉽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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