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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도노조 석달 파업 돌입…마크롱과 '최후의 대결'

중앙일보 2018.04.03 17:36
철도 파업이 시작된 프랑스 리옹역에서 승객들이 출근 시간대 레일을 건너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철도 파업이 시작된 프랑스 리옹역에서 승객들이 출근 시간대 레일을 건너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철도근로자들이 석 달 동안 이어지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프랑스 정부가 철도 근로자들의 복지혜택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다. 철도 노조는 이전 정부에서도 프랑스 정부의 개혁을 좌절시켜와 임기 11개월째를 맞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최후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종신고용 조기연금 혜택 없애려하자 철도노조 반발
평일 사흘 일하고 이틀 파업 6월 말까지 계속
철도 이용객 450만명 달해 마크롱 최대 시험대에
"英 마거릿 대처의 1984년 석탄 노동자 대결 연상"

 철도공사(SNCF) 노조들은 2일 오후 7시(현지시간)부터 총파업을 시작했다. 철도 기관사와 정비사, 일반 직원 등 전체 임직원의 절반가량이 총파업 참여를 결의했다. 평일 5일 중 이틀씩 파업하는 형태인데, 마크롱 대통령이 철도 관련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6월 28일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이 보장된 철도근로자들의 종신 고용을 없애고, 신입사원들부터 연봉 자동승급 등의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환경미화원들과 에너지ㆍ전기부문 노동자, 프랑스 최대항공사인 에어프랑스 직원 등의 파업도 4월에 예정돼 있어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반발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철도 파업이 시작된 프랑스 리옹역. [EPA=연합뉴스]

철도 파업이 시작된 프랑스 리옹역. [EPA=연합뉴스]

 철도망이 촘촘히 구축된 프랑스는 철도 이용객이 일평균 450만명에 달할 정도로 중요한 교통수단이어서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당장 3일부터 고속철 TGV 노선 8편 중 1편이 취소되고 기타 지역 노선도 5편 중 1편이 결항해 ‘검은 화요일'이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런던과 브뤼셀을 연결하는 유로스타 열차도 4분의 1이 축소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스위스행 일부 열차의 운행이 차질을 빚을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국철의 채무 급증의 주요 원인이 방만한 복지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SNCF의 부채는 500억 유로(약 67조원)에 달한다. 또 2020년부터 독점 체제였던 철도 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해야 하므로 부채를 줄여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도노조의 파업이 시작된 3일 승객들이 파리 북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철도노조의 파업이 시작된 3일 승객들이 파리 북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철도 운영 비용이 유럽 다른 나라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30%가량 더 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철도 노동자들이 종신 고용 혜택을 보면서 다른 분야보다 일찍 퇴직해 연금을 타는 복지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정보의 구조조정안이 철도를 사실상 민영화하려는 계획의 시작이라고 반발한다.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의 가브리엘 아탈 대변인은 “프랑스의 파업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했다.
 
 국철 문제는 프랑스의 전 정부들도 개혁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분야라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최대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철도노조가 워낙 막강한 데다 국민 여론도 노조에 우호적인 경우가 많았다. 
 
 철도 노조는 1995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재임 초기 사회복지 개편에 나섰을 때 이를 반대해 무산시켰다. 철도 파업에 다른 분야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저항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2010년에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연금개혁안을 발표하자 철도노조가 반발해 상당 부분 후퇴시켰다.  
 
 마크롱 정부는 실업급여 등 노동시장 구조개편과 공무원 감축, 국회의원 정원 축소 및 특권 폐지 등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철도 노조에 밀리면 다른 개혁에도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철도 노조 역시 지난해 노동법 개정 과정에서 무력하게 물러선 것을 만회할 기회로 여기고 있어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 노조 측은 “지난해처럼 무기력하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PA=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노동 개혁안을 성공적으로 처리했지만 철도 노조의 파업 기간이 3개월이나 되고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벌써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1984년 석탄 노동자와 최후의 대결을 벌였던 것과 비교되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번 파업은 지지율이 낮은 마크롱 대통령은 물론이고 노조 가입률이 11%가량으로 떨어진 프랑스 노조에도 시험대가 되고 있다. SNCF의 기욤 페피 사장은 “철도 근로자의 48%가 3일간 정상근무 후 이틀간 파업을 이어가게 되면 전 철도망이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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