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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이 갑" 크루즈에 가수까지 동원된 日 입사식 백태

중앙일보 2018.04.03 11:14
#1.2일 도쿄에서 열린 한 화재해상보험 관련 회사의 신입사원 입사식.  
신입사원들이 캐쥬얼 차림으로 줄지어 입장하면서 이 회사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선두에 선 회사 사장은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를 연발하며 신입사원들을 맞았다.  

요식업계 입사식은 요트위에서
최고급 스테이크에 와인 곁들여
보험회사 입사식도 캐쥬얼 복장
딱딱한 이미지 탈피 위한 결정
훼미리마트 입사식엔 가수까지

 과거 '신입사원용 양복'을 천편일률적으로 차려입었던 권위적인 분위기와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 회사는 보험회사 특유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올해부터 노타이 캐쥬얼 복장으로 입사식을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한다. 입사식이 격식과 형식의 파괴 현장이 됐다.
일본의 보험회사의 입사식. 단상에서 연설하는 임원도 신입사원들도 모두 노타이 차림이다. [TV아사히 화면 캡쳐]

일본의 보험회사의 입사식. 단상에서 연설하는 임원도 신입사원들도 모두 노타이 차림이다. [TV아사히 화면 캡쳐]

 
#2.일본 각지에 이자카야(居酒屋·일식주점)를 운영하는 한 요식업체의 입사식은 회사가 임대한 크루즈선 위에서 열렸다. 요코하마 앞 바다에서 1시간 정도 크루징을 즐긴 뒤엔 오찬이 진행됐다. 
 
 일본 최고의 와규(和牛·화우) 등 전국의 특산물로 만든 요리에 와인을 곁들인 입사파티가 열렸다. 
 
이 회사의 올해 신입사원은 약 60명. 이들 중 대표격인 2명은 이 회사 사장과 함께 입사축하 케이크를 함께 자르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에 자기 감정이 이입되지 않으면 오래 다니기가 쉽지 않다.형식적인 입사식으로는 그런 마음이 잘 들지 않을 것 같아 다른 접근을 했다”고 설명했다.
 
식·음료 서비스 업계의 경우 지난 2016년 이직율이 30%에 이른다. 신입사원들의 ‘이탈’을 막기위해 특별한 입사식을 준비한 셈이다. 
 
#3.편의점 업체인 훼미리마트의 입사식엔 일본의 인기 여성 가수 베니가 초청됐다. 이 회사가 입사식에 가수를 부른 건 올해가 처음이다. 훼미리마트의 경우 외국인 신입사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의 2배인 20%다. 일본 언론들이 이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엔 이 회사 사장까지 깜짝 등장해 "외국인들도 우리에겐 너무나 소중한 인재들"이라고 말했다.
 
2일 열린 일본항공의 입사식.[로이터=연합뉴스]

2일 열린 일본항공의 입사식.[로이터=연합뉴스]

 TV아사히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2일 일제히 진행된 일본기업 입사식의 주된 테마는 “신입사원을 소중하게”였다고 한다.  
이는 인재를 구하는 기업이 ‘을’, 구직자들이 ‘갑’인 현재 일본의 취업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올 4월 입사한 대졸자들 조사 결과 지난 1년여간 합격한 회사를 그만둔 비율이 64.6%에 달했다. 
 일본 기업과 구직자들의 뒤바뀐 역학관계가 기업 입사식의 풍경까지 완전히 흔들어 놓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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