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호 산업부 기자
중앙일보는 2일 ‘일본에 빠진 한국’이란 기획기사를 통해 최근 한국 사회에 뜨겁게 불고 있는 ‘신 일류(日流)’를 보도했다 마침 전날 외신에는 일본정부관광국의 관련 발표가 있었다. 올 1~2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중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는 내용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이 1위였다. 일본 땅에서도, 한국 땅에서도 일본에 푹 빠진 한국인이 꽤 된다는 얘기다. 좋다. 한국인으로 귀화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말처럼 “일본에 대해선 역사적으로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좋은 것은 드러내고 즐길 정도로 한국인의 의식 수준이 성숙해졌다”고 평가하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03/d2bfee9a-da7a-4cec-a2ac-ab5499b92bb7.jpg)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아마도 일본 음식과 옛 향수를 버무리자는 마케팅 전략일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의 ‘향수’를 누가 느끼고 싶어할까. 정작 그 시절을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에겐 향수가 아니라 치욕적이고 아픈 기억의 단어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혹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의 향수를 자극하자는 걸까.
일본에서 시작해 한국으로 들어온 기업 롯데가 롯데월드몰 식당가에 옛 시절 전차와 인력거 등으로 장식하는 ‘향수 마케팅’을 쓰지만, 거기에는 일본어 장식이나 ‘구락부’는 없다.
종업원에게 “손님 중에 일본 관광객이 있느냐”고 물어봤다. “일본 관광객은 없고, 대부분 20~40대 한국인 청장년들”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무리 일본의 음식이 맛있고, 그들의 문화가 좋아도, 일제 강점기의 향수에 호소하는 천박한 상술은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최준호 산업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