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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사설] 1987년 체제와 개헌 요구

중앙일보 2018.04.03 00:47 종합 26면 지면보기
헌법은 제·개정된 시대의 상황과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 현행 헌법인 1987년 헌법은 6월 민주화운동의 결과로 그 해 10월에 탄생했다. 장기집권과 독재에 대한 분노가 치솟은 때다.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고 5년 단임제를 명시하는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론화를 거치지 않았고, 전문가의 참여도 없이 여야 8인 정치회담이 주도하여 만들었다. 헌법의 국가적 과제를 결정하는 담당자는 국민이 아닌 정치인이었고, 헌법의 성격은 국가권력구조 하나로 집약되었다. 그러나 30여 년간 국민들은 선출된 독재자, 민의를 무시하는 국회, 불공정한 사법부, 국민 말고 권력자에 봉사하는 관료들을 보았다. 권력 기관의 기능을 되돌리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변화된 시대에 맞게 더 많은 자유와 평등이 실현되는 헌법을 원한다. 대통령 중심제뿐 아니라 여타 권력구조도 만능열쇠는 아니다. 헌법 완성은 끝없는 과정이다. 2018년 문 대통령은 제도 안에 쌓인 적폐를 청산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헌법을 발의했다. 우리 시대의 헌법으로 자격이 있는가. 국민이 ‘모든 권력의 주인’ 자격으로 이에 응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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