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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보복 관세로 맞선 중국…화력 높아지는 미ㆍ중 무역전쟁

중앙일보 2018.04.02 14:22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 전쟁’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번엔 중국의 반격이다.  
2일 중국이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미국 아이오와주 하워든의 돼지 농장. [AP=연합뉴스]

2일 중국이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미국 아이오와주 하워든의 돼지 농장. [AP=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와 과일, 와인, 견과류 등 120여 개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2일 중국 국무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가 이런 내용으로 공고를 냈다. 
 
바뀐 관세율은 이날부터 당장 적용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낸 공고문에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 관세 의무를 부과한다”고 적었다.
 
2일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중국 정부의 대 미국 보복 관세 부과 성명. [인터넷 사이트 캡쳐]

2일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중국 정부의 대 미국 보복 관세 부과 성명. [인터넷 사이트 캡쳐]

 
공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냉동 돼지고기 등 8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나머지 과일, 견과류, 와인 등 품목에 15%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팜벨트(농장 지대가 몰려있는 주)’ 지역을 중국이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환영받는 농산업 부문이 중국과의 무역 전쟁 영향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철강ㆍ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지적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는 제품에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타깃은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값싼 중국산 제품이 미국 내 일자리와 산업을 갉아먹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한 무역 보복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산 120여 개 품목에 15~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건 이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지난달 29일 중국 상무부 대변인의 기자간담회 모습. [AP=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중국 상무부 대변인의 기자간담회 모습. [AP=연합뉴스]

대신 관심을 모았던 콩은 빠졌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두 가운데 3분의 1은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은 미국 농산물 시장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이 카드는 아직 남겨뒀다. 미국의 재반격 강도에 따라 중국 쪽에서 언제든 추가 조치가 나올 수 있다.
 
중국의 관세 반격에 아시아 증시는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맞불 관세’가 앞서 예고됐던 내용이라서다. 이날 오후 2시 25분(한국시간) 기준 코스피(-0.11%), 중국 상하이(0.26%), 일본 닛케이 225(0.32%),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0.60%) 등 주요 아시아 증시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이번 관세 부과는 베이징과 워싱턴 사이 무역 전쟁의 긴장감을 한층 더 높였다”고 진단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과의 ‘치고받기’식 무역 전쟁은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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