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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아빠의 배우자 초청 이민, 부부관계 유지 입증해야

중앙일보 2018.04.01 06:00
[더,오래] 주호석의 이민스토리(5) 
한국에 남아서 돈 버는 일을 담당하던 가장이 은퇴와 함께 캐나다에 있는 가족 곁으로 떠나오는 추세이다. [뉴스1]

한국에 남아서 돈 버는 일을 담당하던 가장이 은퇴와 함께 캐나다에 있는 가족 곁으로 떠나오는 추세이다. [뉴스1]

 
최근 들어 가장이 한국에서 기러기 생활을 마무리하고 캐나다에 있는 가족과 합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아마도 2000년대에 급증했던 기러기 가족 가운데 한국에 머물던 가장들이 은퇴할 시기가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에 남아서 돈 버는 일을 담당하던 가장이 은퇴와 함께 캐나다에 있는 가족 곁으로 떠나오는 추세인 듯합니다.  
 
그런데 기러기 생활을 오래 한 가장들이 캐나다에 영주하기 위해 입국할 때 공항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 오래 머물면서 영주권 유지에 필요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영주권 카드를 갱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즉 영주권을 계속 유지하려면 5년 중 2년을 캐나다에서 계속 살면서 영주권 카드(PR카드)를 5년마다 갱신해야 하는데 기러기 아빠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그게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기러기 아빠들이 영주권 유지와 관련해 처하게 되는 상황은 대개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하나는 영주권자가 스스로 영주권을 캐나다 정부에 반납함으로써 아예 포기한 경우이고, 또 하나는 영주권을 반납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무 거주 기간 등 영주권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해 캐나다 정부로부터 영주권을 박탈당하는 경우입니다.  
 
 
영주권 박탈당할 경우 이의신청 가능 
영주권을 반납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주권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캐나다 입국 시 영주권을 박탈하겠다는 경고를 받게 된다. [사진 pixabay]

영주권을 반납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주권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캐나다 입국 시 영주권을 박탈하겠다는 경고를 받게 된다. [사진 pixabay]

 
후자의 경우 캐나다 입국 시 이민국으로부터 영주권을 박탈하겠다는 경고(Notice)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경고와 함께 이의신청할 수 있는 어필(Appeal) 기회도 주어집니다. 영주권을 살려낼 기회가 주어지는 것인데, 대개 이민변호사를 통해 절차를 밟게 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이미 영주권이 사라진 상태이기 때문에 영주권 취득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합니다. 배우자 초청 이민제도를 활용하는 게 보통입니다. 즉 부부 중 한쪽이 영주권 또는 시민권을 유지하며 캐나다에 계속 사는 상황에서 한국에 있는 기러기가족, 즉 배우자를 초청하는 절차를 밟는 것입니다.
 
그런데 배우자 초청 이민제도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여러 가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처음 영주권을 받을 때보다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기도 합니다. 
 
특히 부부가 오래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가족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캐나다 이민국 담당자들은 그동안 지속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었는지에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 경우 순전히 심사관의 주관적 판단으로 결론이 나기 때문에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준비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이민컨설턴트들이 조언합니다.
 
 
‘기러기’이해 부족한 이민국 담당자들
기러기 가족은 그동안 각자 익숙해져 있는 한국과 캐나다의 생활문화 차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사진 pixabay]

기러기 가족은 그동안 각자 익숙해져 있는 한국과 캐나다의 생활문화 차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사진 pixabay]

 
또 영주권 신청할 때 경찰신원조회서(Police certificates)를 제출하게 되는데 이는 범죄기록(크리미널 레코드) 확인을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한국에 거주하는 동안 중범죄는 말할 것도 없고 음주운전 경력 등 경미한 범죄기록이 있는 경우 미리 사면을 받는 등 사전준비를 하는 게 안전하다고 합니다. 아울러 영주권을 새로 받기 위해서는 신체검사(Medical Exams) 결과도 제출해야 하므로 문제가 없도록 미리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주권을 재취득하려면 이렇게 쉽지 않은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합니다. 통상 배우자 초청 이민이 다른 이민제도에 비해 심사 기간도 적게 걸리고 절차가 간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서류 미비, 자격요건 미달 등으로 인해 오히려 더 어려운 과정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게 이민컨설턴트들의 설명입니다. 영주권 신청 전에 치밀하게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영주권을 새로 취득한 다음 캐나다에 있는 가족과 재회를 하면 드디어 이산가족처럼 지내온 기러기 생활이 끝나고 단란하고 행복한 가족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가족이 그동안 못 나눈 사랑과 정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간혹 부부간에 예상치 못했던 일들로 의견충돌이 일어나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게 지내는 가족들도 보게 됩니다. 특히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기러기 가족의 경우 그동안 각자 익숙해져 있는 한국과 캐나다의 생활문화 차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부부가 각각 보내는 게 보통이지만 캐나다에서는 많은 시간을 부부가 함께 보내게 됩니다. 가족에 따라서는 그런 문화가 더 큰 행복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지만 부부가 함께 보낼 수밖에 없는 그런 시간이 고역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합치기 전에 가족 모두가 마음을 좀 더 너그럽게 갖는 연습을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가족 모두의 행복한 이민생활을 위해서 말입니다.
 
주호석 밴쿠버 중앙일보 편집위원 genman201@daum.net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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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석 주호석 밴쿠버 중앙일보 편집위원 필진

[주호석의 이민스토리] 많은 사람이 한국을 떠나 이민을 하고 싶어합니다. 쓸데없는 일로 스트레스받지 않고, 자녀 공부 때문에 골머리 아프지 않고, 노후 걱정할 필요 없는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꿈을 꾸면서 말입니다. 그러면 그런 꿈을 안고 이미 한국을 떠나온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더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요. 캐나다 이민 17년 차의 눈으로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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