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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맨 시진핑과 푸틴, 그들의 독주는 어디까지(2) …

중앙선데이 2018.03.31 01:00 577호 30면 지면보기
한국·독일 언론인이 본 중국과 러시아의 오늘 
김정은의 전격 방중으로 뒷전에 물러나 있던 시진핑이 북한 비핵화 담판의 전면에 나섰다. 푸틴도 언제 끼어들지 모른다.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시진핑(오른쪽)과 푸틴. 당시 두 사람은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중앙포토]

김정은의 전격 방중으로 뒷전에 물러나 있던 시진핑이 북한 비핵화 담판의 전면에 나섰다. 푸틴도 언제 끼어들지 모른다.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시진핑(오른쪽)과 푸틴. 당시 두 사람은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중앙포토]

동북아 국제 질서가 요동치는 가운데 두 스트롱맨이 미소 짓는다. 나란히 집권 연장에 성공한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이다. 이들은 어떻게 절대 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앞으로 두 나라는 어디로 가는 걸까. 한반도의 명운에 영향을 끼칠 두 사람을 심층 분석한 책이 동시에 나왔다. 두 책은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필자가 기자다. 
 

‘21세기 차르’ 노리는 푸틴
모스크바 시각서 살핀 절대권력
서구에선 왜 ‘악마’로 포장하나
러시아 내부 지지 제대로 봐야

푸틴: 권력의 논리

푸틴: 권력의 논리

푸틴: 권력의 논리
후베르트 자이펠 지음
김세나 옮김, 지식갤러리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66) 러시아 대통령은 ‘21세기 차르’라 불린다. 차르(러시아 황제)라는 말에는 절대 독재자라는 뉘앙스가 강하게 풍긴다. 여기엔 다분히 서방세계의 견제와 러시아공포증(Russophobia)이 함께 서려 있기도 하다. 최근 4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적어도 2024년까지 크렘린궁 차르 옥좌를 굳혀 놨다.
  
서구 사회는 이런 막강한 푸틴을 ‘언제나 악(惡)만 행하는 존재’로 의심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서방의 대규모 러시아 외교관 추방 사태가 대표적이다. 영국에서 벌어진 이중 스파이 독살 시도 의혹 뒤에 푸틴 정부가 있을 거라는 추정에서 비롯된 일이다.
  
원제목은 『푸틴: 권력의 내부견해(Innenansicht der Macht)』다.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들여다본 권력을 논하고 있다. 관찰자는 2010년부터 5년 동안 푸틴을 인터뷰하거나 해외순방길에 동행하면서 내밀한 대화를 했던 독일 기자 후베르트 자이펠이다. 자이펠은 서방 기자이기는 하지만 서구보다는 모스크바의 시각에서 푸틴을 탐구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 언론에서 보고 들은 푸틴과는 다른 푸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푸틴이 서방에 ‘악의 화신’으로 각인된 대표적 사건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이다. 당시 서방 정치인과 언론들은 푸틴의 ‘만행’을 거의 일방적으로 난타했다. 유럽연합(EU)이 푸틴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EU 선택(결국엔 나토까지 포함)을 강압한 사실은 애써 외면했다. 저자는 독일 통일의 조건이었던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라고 강조해온 푸틴의 입장은 물론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 밖에도 푸틴의 악마화는 서구에서 일상화돼 왔다. 2014년 동우크라이나에서의 말레이항공 여객기 추락 당시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이젠 푸틴을 막자’는 제목으로 푸틴이 항공기 격추 배후에 있을 거라는 추측기사를 실었다. 사건 발생 당시 그는 남미 순방을 마치고 사고 상공 인근을 지나던 중이었다. 지금까지도 푸틴 개입은 증명되지 않고 있다.
  
푸틴은 서방 기자들의 취향에 따라 때로는 마초, 때로는 독재자로 묘사되고 있지만 89%까지 치솟았던 그의 러시아 국내 지지율은 늘 과소평가돼 왔다. 저자는 푸틴이 러시아의 국익보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정치적 결정을 내렸더라면 지금까지 러시아 최고의 위치에 서게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푸틴은 2015년 이 책이 처음 발간된 이후에도 시리아 내전 본격 개입, 2016 미 대선 개입, 최근의 이중 스파이 독살 의혹 등 각종 이벤트에서 ‘악마’의 모습으로 그려져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빅3로 현대사의 ‘키 플레이어’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푸틴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읽어 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헨리 키신저는 이렇게 말했다. “푸틴을 악마로 만드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그것은 전략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알리바이일 뿐이다.”
  
한경환 중앙SUNDAY 총괄에디터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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