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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고입·대입 시험날, 학부모들이 고사장 벽타는 이유

중앙일보 2018.03.30 14:07
인도 비하르 주 하지푸르의 한 고교입학자격시험 고사장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커닝페이퍼'를 전달하려고 건물을 타고 오르고 있다.[연합뉴스, EBS다큐프라임 '시험' 화면 캡처]

인도 비하르 주 하지푸르의 한 고교입학자격시험 고사장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커닝페이퍼'를 전달하려고 건물을 타고 오르고 있다.[연합뉴스, EBS다큐프라임 '시험' 화면 캡처]

인도에서 고교입시 문제가 유출돼 학생 280만명이 재시험을 치러야 할 처지에 놓였다.  
 
30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고등학생인 10학년과 12학년은 다음 달 중등교육중앙위원회(CBSE)가 주관하는 시험을 다시 치러야 한다.
 
최근 치러진 시험에서 10학년 수학 문제와 12학년 경제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인도 경찰은 델리 지역 고등학생, 대학생, 학원 교사 등이 메신저 프로그램인 왓츠앱을 통해 시험지를 유출했고, 최소 34명이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9~10학년, 11~12학년으로 나누어져 있는 인도 고등학교 제도에서는 상위 학년인 11학년과 대학 진학을 위해 CBSE시험 결과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에 프라카시자바데카르 인도 교육부 장관은 "시험지 유출 배경을 조사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걱정 없이 재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응시생들은 이미 다른 시험 문제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험을 아예 치르지 말거나 모든 시험 과목을 다시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인도의 시험 부정행위는 이번만이 아니다.  
 
카스트 제도에 따른 신분 차별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인도는 교육을 통해서만 신분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험장에서 학생들이 '커닝페이퍼'를 숨기는 것은 기본이고, 학부모와 지인 수십명이 고사장 벽을 타고 올라가 커닝페이퍼를 전달하기도 한다.  
 
1000여명의 학부모와 교사들이 고사장 벽을 타고 올라가 커닝페이퍼를 전달하는 모습은 이미 국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지난 2015년 4월에 치러진 전국 의과대학 입시에서는 시험지가 유출되고, 휴대폰, 블루투스 이어폰까지 이용한 조직적 부정행위가 적발된 바 있다.  
 
당시 63만명 응시자가 재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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