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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북핵 해법' 美와 엇박자 "TV 코드 뽑아내듯? 못한다"

중앙일보 2018.03.30 09:33
북한이 지난 2008년 6월 영변 핵시설에 있는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다. 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신고한 지 하루 만에 각국 취재진, 미 국무부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한 것이었다. [영변 교도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008년 6월 영변 핵시설에 있는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다. 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신고한 지 하루 만에 각국 취재진, 미 국무부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한 것이었다. [영변 교도통신=연합뉴스]

‘선(先)핵폐기 후(後)보상’을 핵심으로 하는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북한에 적용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리비아식 해법은 미국 내 강경파들이 선호하는 북핵 해법이다.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리비아식 해법의 전도사’로 불릴 만큼 이를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백악관이 다른 입장을 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靑관계자 “검증과 핵 폐기,
순차적으로 밟아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

핵심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든, 일괄타결이든, 리비아식 해법이든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방식을 상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문제가 25년째인데 TV 코드를 뽑으면 TV가 꺼지듯이 일괄타결 선언을 하면 비핵화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검증과 핵 폐기는 순차적으로 밟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미세하게 잘라서 조금씩 나갔던 것이 지난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두 정상 간 선언을 함으로써 큰 뚜껑을 씌우고 그 다음부터 실무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자꾸 혼수나 시부모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미세하게 그런 문제가 없는 결혼이 어디 있겠나”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월 말까지 만나겠다고 선언한 것에서 해보겠다는 의지를 알 수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가진 비핵화 구상에 대해선 “테이블에 들어오는 당사자들의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 생각이 있다기보다 중재자로서 서로 다른 생각을 조정하고 타협지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9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으로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결과에 대해서 아주 작은 부분까지 상세하게 전달받았다”고 했다.
 
정 안보실장과 양제츠 위원 만남이 3시간 30분가량이나 이어진 이유에 대해선 “문 대통령의 방중 정상회담에 대한 후속 조처에 대해서도 같이 논의하다 보니 길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과 정치ㆍ문화ㆍ사회ㆍ경제ㆍ인적교류 등 폭넓은 이야기를 했고, 특히 중국 관광객의 우리나라 방문 문제는 확실하게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양제츠 위원과  회담에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북한과의 협상이 타결된 이후로 미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알아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외신이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한 일과 관련해선 “외교ㆍ안보 문제라면 신뢰에 흔들림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통상의 문제라면 또 다른 문제”라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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