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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요금 베이징 택시 운전사들 "봄날은 갔다"

중앙일보 2018.03.30 08:00
베이징 시가 지역내 1만 여 대 택시에 스마트 미터기를 장착하는 실험에 돌입했다. ICT 기술을 도시 인프라 전반에 도입,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스마트 시티' 전략의 일환이다.  
 
앞으로 베이징 시의 택시 기사들이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미터기에 장착된 인증 시스템을 통해 택시 기사 면허증을 인증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미터기 복제를 통한 불법 택시 영업을 근절하고, 비 면허 기사의 택시 영업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모바일 결제를 도입, 결제 편리성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미터기 [사진: 진르터우탸오]

스마트 미터기 [사진: 진르터우탸오]

 
중국 신화망에 따르면, 베이징 시민 주씨는 최근 택시를 타면서 새로운 점 하나를 발견했다. 택시 미터기 하단에 작은 LCD 창 하나가 추가된 것. 여기에는 택시 기사의 개인정보와 차량 번호, 그리고 소속 회사의 정보가 표시됐다. 과거 조수석에 인쇄물 형태로 꽂혀 있던 택시 기사 허가증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베이징시가 최근 새롭게 도입한 스마트 미터기다. 택시와 일치하는 영업 허가증을 테그하지 않으면 미터기가 작동하지 않는다. 사실상 택시 허가증 위조가 불가능해졌다" 주씨가 탑승한 택시 기사의 설명이다. 베이징 시 정부는 택시 운행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베이징 시민에 한해 택시 사업 허가증을 발급하고 있으며, 외지인들의 허가증 불법 복제가 성행해 왔다.  
 
베이징 청년보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지난해 말부터 지역 내 택시 회사에 이같은 스마트 미터기를 설치하도록 했다. 3월 기준 약 1만여대의 택시에 스마트 미터기가 설치된 상태다. 베이징 시는 이를 위해 <소형 택시에 대한 기술적 요구>라는 조례를 발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 미터기는 단순히 영업 허가증 확인에만 사용되지 않는다. 지난 2~3년 중국에서 빠르게 보급된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GPS 기능을 탑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택시 운수 업체들은 효율적인 배차 관리와 차량 호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중국 교통 당국은 스마트 미터기에서 발생하는 교통 빅데이터를 도시 교통 시스템 운영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문에 따르면 베이징 택시 기사들은 스마트 미터기 도입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모바일 결제 지원을 통해 결제가 편리해졌으며,또한 가짜 택시 기사들을 근절, 악성 경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마트 미터기는 위챗페이, 알리페이는 물론, 신용카드 등 다양한 전자 결제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택시 [사진: 바이두백과]

베이징 택시 [사진: 바이두백과]

중국 교통 당국에 따르면, 베이징 시의 무허가 택시 운행과 일부 비양심 택시 기사들의 요금 조작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베이징시 택시 사업 허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부 영업자들은 중고 미터기, 중고 택시 암거래를 통해 암암리에 택시를 운영해왔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진짜 택시, 가짜 택시를 가려내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베이징 시 당국은 여러 차례의 논의를 통해 스마트 미터기 도입을 전격 결정했다.  
 
"이용자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뒤집어 씌우는 택시들의 대부분이 허가를 받지않은 가짜 택시였다. 이들은 중고 택시에서 구입한 미터기를 탑재해 운행하는 탓에 이용자들이 분별해내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도입된 스마트 미터기는 등록되지 않은 차량에 설치할 경우 작동하지 않는다.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하다. 택시 요금 조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베이징시의 한 택시 기사의 설명이다.  
 
베이징 시가 스마트 미터기 도입에 착수한 건 지난 2015년부터다. 지난 2~3년 중국 내 모바일 결제를 비롯한 모바일 결제 기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당국의 스마트 미터기 도입 기획이 순풍을 타기 시작했다. 베이징 시 정부는 지역내 ICT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난 춘제(음력 설) 이후 본격적으로 스마트 미터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차이나랩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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