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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의 귀향… 윤이상 유해 통영에 비공개 안장

중앙일보 2018.03.28 21:08
독일에 묻혔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尹伊桑, 1917~1995)  선생의 유해가 고향인 통영국제음악당 인근 묘역에 비공개 안장됐다.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한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선셍의 유해가 23년 만에 고향 땅인 경남 통영시로 귀향 했다. 25일 오후 경남 통영시 통영추모공원 내 공설봉안당 앞에서 윤이상 선생의 유해를 부인인 이수자 여사가 이송하고 있다. 뒤에는 김동진 통영시장 모습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한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선셍의 유해가 23년 만에 고향 땅인 경남 통영시로 귀향 했다. 25일 오후 경남 통영시 통영추모공원 내 공설봉안당 앞에서 윤이상 선생의 유해를 부인인 이수자 여사가 이송하고 있다. 뒤에는 김동진 통영시장 모습이다

 
28일 통영국제음악당 등에 따르면 윤 선생 가족은 지난 20일 통영시 추모공원 내 공설봉안당에 임시 보관된 유해를 음악당 인근에 미리 마련된 묘역에 안장했다. 1995년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한 윤 선생이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힌 지 23년 만이다.
 
이장식에는 딸 윤정 씨와 통영국제음악재단 관계자 등 4∼5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유지인 98㎡ 규모의 묘역에는 상단부에 너럭바위가 놓여 있고 옆에 1m가량 크기의 향나무와 해송이 심겨 있다. 유해는 너럭바위 아래 자연장 형태로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너럭바위에는 ‘處染常淨(처염상정·사진)’이 한자 초서체로 음각돼 있으며 아래 ‘윤이상’의 한글 및 영문 이름과 생몰 연도가 적혀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추모행사를 앞두고 사전에 유해를 안장한 것은 조용히 절차를 진행하고 싶다는 윤선생 유족의 평소 뜻과 보수단체들의 반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유해 이송 전부터 보수단체가 이장 반대집회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외부 시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윤 선생 가족들이 비공개 안장을 선택한 것 같다”며 “가족들이 가까운 재단 관계자들과 논의해 날을 잡고 조용히 안장을 치른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해 이장과 별개로 오는 30일 예정된 추모식은 계획대로 열린다.
 
베를린을 근거지로 음악 활동을 한 윤 선생은 1967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과장된 동백림(東伯林·East Berlin)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 이후 국내에서는 이념성향과 친북 논란 등으로 제대로 음악성을 평가받지 못했고, 말년까지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하지만 윤이상 선생은 해외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가',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등으로 불렸다. 1971년 서독에 귀화한 뒤 1977년부터 1987년까지 베를린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1988년에는 독일연방공화국 대공로훈장을 수상했으며, 1995년 폐렴으로 베를린에서 타계해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혔다.
 
통영시와 외교부 등의 노력으로 유해는 지난달 말 타계 23년 만에 고향인 경남 통영으로 돌아왔다. 최근 이장될 때까지 유해는 통영시추모공원 내 공설봉안당에 임시 보관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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