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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공식일정 잡지 말라"…朴의 수요일은 '쉬는 날' 이었다

중앙일보 2018.03.28 16:45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중대본을 빙문해 브리핑을 듣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포토]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중대본을 빙문해 브리핑을 듣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업무를 본 장소가 대체로 생활 공간인 관저였다고 검찰이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서관들의 주요 서면보고는 직접 전달받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본 박근혜 전 대통령 근무 패턴

 
2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 조사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직무를 수행하면서 대체로 관저에서 업무를 수행했다. 관저는 청와대 가장 안쪽에 위치했으며, 보통 대통령과 가족의 사적 공간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박 전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나 국무회의 등 외부행사, 공식일정이 있으면 나갔다가, 곧바로 관저에 복귀해 머무르는 근무형태를 취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2014년 4월쯤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매주 수요일 가급적 공식일정을 잡지 말도록 지시했다. 매주 수요일을 일종의 '빨간 날(휴무일)'로 삼은 셈이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던 4월 16일 박 전 대통령이 관저 침실에서 나와 보고를 받았던 이유도 이날이 수요일이어서 공식 일정이 없었기 때문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매주 수요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본다. 2014년 3월 하순에 유럽순방을 진행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상태라 피로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월요일과 화요일 일정이 있을 경우 일주일 중 중간에 위치한 수요일은 공식 일정을 잡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가 내려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대통령은 주요 보고도 직접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요보고가 서면으로 이뤄질 경우 직접 전달받고, 이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관저에서 일하는 김모씨가 대통령 침실 앞에 있는 작은 탁자 위에 보고서를 올려두면 박 전 대통령이 가져가서 읽어보는 방식으로 보고를 받았다. 김씨는 주요 보고가 있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하지도 않아, 실시간으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였다. 세월호 사고 관련 최초 보고가 사고 발생 1시간 30여분이 지난 오전 10시 30분쯤 이뤄진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e메일을 통해 보고가 이뤄질 경우에도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이 한데 모아서 보고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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