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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군 산불 산림 40㏊ 소실…큰불 잡고 잔불 정리 중

중앙일보 2018.03.28 14:19
강원도 고성군 산불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강원도 고성군 산불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28일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 야산에서 발생한 큰불로 산림 40㏊가 타고 건물 17개동이 소실됐다. 화재 발생지역 인근에 사는 주민 300여명은 체육관으로 대피했다. 연기로 시야가 가려지면서 7번 국도 일부 구간은 한때 차량 운행이 중단됐다. 

건물 17동 소실, 주민 300여명 체육관으로 대피
산림당국 헬기 40대, 진화 인력 3100여명 투입
공현진 초등학교 휴업 일부 학교는 오전에 하교

 
이날 오전 6시22분 발생한 산불은 초속 10m의 강한 바람을 타고 탑동리에서 가진·공현진리 등 바닷가 지역으로 번졌다.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헬기 40대, 소방차와 진화차 등 140대, 산불진화대·공무원·소방·경찰·군인 등 310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이 난 탑동리 야산 주변엔 채석장과 공장, 민가 등이 있다. 경찰과 산림당국은 인근 주민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강원도 고성군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산림당국 관계자는 “오후 5시30분쯤 주불을 진화했다. 재발화를 막기 위해 야간 잔불정리 및 감시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내일(29일) 오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번 산불은 초속 10m의 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빠르게 확산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고성군은 이날 오전 6시43분 240가구 445명에게 대피 문자를 전송하는 등 대피령을 내렸다. 불이 나자 인근 지역 주민 300여명은 간성생활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가진리 이하명(70)이장은 “아침에 밖을 보니 연기가 자욱하고 산 쪽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곧바로 인근에 있는 이웃집에 들어가 대피 유도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대피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군부대 인근까지 번져 군 장병들은 유류와 탄약 등 전투물자를 안전지대로 옮기기도 했다.
28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져 인근 건물을 태우고 있다. [사진 산림청]

28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져 인근 건물을 태우고 있다. [사진 산림청]

 
공현진초등학교는 산불로 인해 휴업에 들어갔고, 간성과 죽왕초등학교, 고성중·고등학교, 대진중·고등학교도 단축수업을 했다.
 
강삼영 강원도교육청 대변인은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한 학교가 대피시설인 만큼 화재 진화 상황에 따라 내일(29일) 휴업을 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불로 도로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경찰은 도로가 연기로 뒤덮여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이날 오전 7시45분부터 7번 국도 간성∼공현진 구간 통행을 통제했다. 7번 국도는 오후 2시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동해안에는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강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화재 발생 시간대 최대 순간 풍속은 미시령 24.1m, 간성 16.7m 등이다. 이와 함께 동해안 6개 시·군에는 건조 경보도 내려진 상태다.
산불 발생 위치

산불 발생 위치

 
그동안 동해안에선 ‘양간지풍(襄杆之風)·양강지풍(襄江之風)’때문에 봄철마다 대형 산불 피해를 입었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고성 간성, 양강지풍은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국지적 강풍을 말한다.  
 
‘양간지풍·양강지풍’은 봄철 ‘남고북저’ 기압배치에서 서풍 기류가 형성될 때 발생한다. ‘양간지풍’은 1633년 이식의 『수성지』에 ‘통고지설(通高之雪)’과 함께 등장해 북강원도 통천과 고성에는 눈이 많이 내리고, 양양과 간성에는 바람이 많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양강지풍’은 1751년(영조 27년)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저술한 『택리지』에 처음 등장했다.
양간지풍
   
양간지풍으로 산불 피해가 커진 대표적 사례는 2000년에 발생한 고성 산불이다. 2000년 4월 7일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8박 9일간 강릉·동해·삼척의 산림 2만3448㏊를 태웠다. 
 
당시 고성 일대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26.8m에 달했다. 이 산불로 2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또 85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액만 1072억원이 넘었다.
 
이 밖에도 1996년 4월 23일 고성군 죽왕면에서 산불이 발생해 3762㏊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당시 14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액만 227억원에 달했다. 
 
고성=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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