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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소비자경보 첫 발령한 이 위험한(?) 상품은...

중앙일보 2018.03.28 12:16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거래처 은행에 들렀다가 1~2개월 만에 2%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 있다고 추천을 받는다. 예금 1년 넣어야 2%인데, 2개월만에 2%라는 말에 솔깃했다. 은행 직원이 추천하는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이었다. 은행에서 파는 신탁상품이니 예금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은행 직원이 원금손실 위험이 있다고 주의를 줬지만 으레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5000만원을 그 자리에서 투자했는데, 이후 주식 시장이 하락해 한 달만에 수익 2%가 아니라 원금 1000만원을 손실 봤다. A씨가 투자한 상품은 ‘레버리지ETF 신탁’이었다.
 
#직장인 B씨는 중국의 성장 가능성에 장기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 장기로 보면 오를 것이라 믿고 중국 본토 주가지수의 두 배로 연동되는 ‘레버리지 ETF 신탁’에 투자했다. 3개월 뒤 B씨의 예상보다 빨리 중국 본토 주가지수가 10% 올랐다. 20% 수익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은행에 가서 레버리지 ETF 신탁을 매도해다. 그런데 수익률이 12%에 그쳤다. 왜냐고 은행 직원에게 따져 물었더니 수수료, 보수 및 세금 등이 차감되는데다 레버리지 ETF 수익률이 반드시 주가지수 상승률과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을 중심으로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금전신탁상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원 급증 및 신종 금융사기 수법 등장으로 피해 확산이 우려, 금융감독원은 28일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2012년 6월 소비자경보 제도가 도입된 이래 특정 금융상품을 대상으로는 처음 발령됐다. 소비자경보는 사안의 연속성 및 심각성에 따라 주의→경고→위험 등 3단계로 운영된다.
금융감독원 명판

금융감독원 명판

 
지난해 은행권이 판매한 ETF 신탁상품은 8조원에 이른다. 2015년 대비 6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고위험 등급 ETF 신탁은 2015년에는 3000억원 팔렸지만, 지난해에는 4조1000억원이나 판매됐다.
 
ETF(Exchange Trade Fund), 즉 상장지수펀드는 주식과 펀드를 혼용한 하이브리드(hybrid)형 상품이다. 인덱스 펀드로서 특정지수 또는 가격의 수익률을 추종하고 상장주식과 같은 방법으로 실시간 거래를 할 수 있다.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또는 증권사 랩 상품 가입 등을 통해서도 ETF에 투자할 수 있다.
 
그 가운데 ETF 신탁은 ETF를 은행의 특정금전신탁에 편입하여 판매하는 상품이다. 일반 ETF 신탁상품 이외에 레버리지 ETF 또는 인버스 ETF 신탁 등 고위험 상품도 있다. 레버리지 ETF는 신탁에 일정비율 파생상품을 포함해 수익률이 지수 변동 대비 두 배로 커지는 상품이다. 인버스 ETF는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상품으로, 주가 하락시 수익발생한다. 리버스 ETF 라고도 한다.
 
고위험 ETF 상품은 최대 원금을 전부 손실볼 수도 있는 투자상품이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및 미ㆍ중 무역분쟁 등 대외 금융ㆍ경제여건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국내외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고위험 ETF 투자로 크게 손실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갑석 금감원 소비자보호처 분쟁조정2국 팀장은 “2015년 이후 금감원에 제기된 관련 민원은 19건으로 아직 소피자 피해가 확산되지 않고 있지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시 민원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의 재무 상황 및 투자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도록 권고하기 위해 ‘주의’ 단계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금감원이 알려주는 고위험 ETF 신탁에 투자할 때의 유의사항이다.
 
①원금을 전부 까먹을 수도 있다
고위험 ETF 신탁상품은 특정 수익이 나면 자동으로 해지하는 자동해지특약 등을 한 경우 수익은 일정 범위로 한정된다. 하지만 기초지수가 하락하면 최악의 경우 원금을 전부 손실볼 수도 있다. 곧, 수익이 제한돼 있다고 손실범위도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은행에서 판다고 예금처럼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 엄연한 금융투자 상품이다.
 
②레버리지 ETF는 손실 더 클 수도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가격의 하루 변동률의 2배까지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기초지수가 1% 오를 경우 레버리지 ETF 가치는 2% 오른다. 반대로 기초지수가 1% 내리면 2% 하락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특정 기간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이 기초지수 상승률의 두 배로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심지어 기초지수가 올랐지만 그 사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면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③투자등급에 맞는 금융 상품에 투자
상품 선택시 투자정보 분석표 등을 참고해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적정한 리스크의 상품에 투자한다. 생활자금, 필수 결제자금 등은 원금이 보장되는지 여부와 투자 기간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투자한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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