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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한국 선수가 주인공?...'ANA의 전통' 포피 폰드 입수

중앙일보 2018.03.28 04:00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캐디와 기쁨을 나누는 유소연(왼쪽). [LPGA 제공]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캐디와 기쁨을 나누는 유소연(왼쪽). [LPGA 제공]

챔피언 호수에 몸을 던질 22번째 선수가 탄생할까.
 

시즌 첫 LPGA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29일 개막
역대 21명 입수...한국 선수는 박지은-박인비 등 4명
한-미 대결 거셀 전망... 지난해 '벌타 논란' 톰슨 관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선 특별한 '전통 의식'이 펼쳐져왔다. 1988년 이 대회 전신인 나비스코 다이나 쇼어에서 우승한 에이미 앨코트(미국)가 우승해 당시 18번 홀 옆에 있는 연못에 뛰어들곤 우승자의 특별한 세리머니로 자리잡았다. 1994년부터 2008년까지 대회 진행 총책임자를 맡았던 테리 윌콕스의 공로를 기려서 2006년부터는 그의 손주 포피를 붙여 '포피 폰드(Poppie's pond)'란 이름도 생겼다.
 
이 호수에 빠진 선수는 그동안 21명. 처음 세리머니를 시작했던 앨코트는 1988년과 91년에 두 차례 입수했고,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2001년과 2002년, 2005년, 세 차례 빠졌다. 앨코트와 소렌스탐은 1972년 창설돼 1983년 메이저대회가 된 이 대회에서 3차례씩 우승해 최다 우승자로도 기록돼 있다. 1989년 줄리 잉스터와 1993년 헬렌 알프레드손은 우승한 뒤 '연못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고, 1990년 벳시 킹, 1992년 도티 페퍼는 1997년과 1999년에 또한차례 각각 우승할 때 물에 빠졌다.
 
2004년 대회에서 포피 폰드에 빠진 박지은. [중앙포토]

2004년 대회에서 포피 폰드에 빠진 박지은. [중앙포토]

한국 선수가 포피 폰드에 빠진 건 네 차례다. 2004년 박지은이 처음 포피 폰드에 입수했고, 2012년과 13년에 유선영(JDX)과 박인비(KB금융그룹), 지난해 유소연(메디힐)이 뒤를 이었다. 박인비는 이 세리머니에서 당시 약혼자였던 남기협 씨를 비롯한 6명과 함께 입수해 화제를 모았다. 유소연은 부모님, 캐디 등과 함께 물에 빠졌다.
 
2013년 대회에서 우승한 뒤 포피 폰드에 빠지는 박인비. [중앙포토]

2013년 대회에서 우승한 뒤 포피 폰드에 빠지는 박인비. [중앙포토]

29일 밤(한국시간)부터 개막하는 ANA 인스퍼레이션에선 포피 폰드에 입수할 한국 선수가 2년 연속 탄생할 지 관심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사막도시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클럽 다이나쇼어 코스에서 열릴 이번 대회엔 어느 해보다 포피 폰드에 입수하는 걸 목표로 삼은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유소연은 LPGA 투어와 인터뷰에서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으로 '좋아, 나는 충분히 강하고, 최고의 선수야'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당시의 감격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어했다. 2013년 대회 우승자 박인비는 지난 19일 끝난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ANA 인스퍼레이션을 대비해 퍼터를 점검한 바 있다. 당시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에 성공했던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 기간 중엔 변화를 줄 수 없다. 그보다 앞서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또 26일 끝난 KIA 클래식에서 우승한 지은희(한화큐셀)는 "좋은 샷과 퍼트 감각을 유지해서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 시즌 신인임에도 LPGA 투어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진영(하이트진로)과 지난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던 박성현(하나금융그룹·2017 US여자오픈 우승), 김인경(한화큐셀·2017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도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을 노린다. 이들은 포피 폰드에 빠지는 새로운 주인공, 22번째 선수가 되길 꿈꾼다. 올 시즌 앞서 치른 LPGA 투어 6차례 대회 중 3차례나 우승했던 한국 선수들의 기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연장 끝에 유소연에게 패한 뒤 쓸쓸히 돌아서고 있는 렉시 톰슨. [사진 LPGA]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연장 끝에 유소연에게 패한 뒤 쓸쓸히 돌아서고 있는 렉시 톰슨. [사진 LPGA]

그러나 다른 선수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올 시즌 3승을 합작하면서 한국과 LPGA 투어 판도를 양분한 미국 선수들의 도전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통산 세 번째 이 대회 우승을 노리는 브리타니 린시컴과 2014년 대회 우승자 렉시 톰슨이 선봉에 선다. 특히 톰슨은 이번 대회가 남다르다. 지난해 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전날 마킹 실수를 한 걸 시청자 제보로 드러나 4벌타를 받고 유소연과 연장전에 가서 우승을 놓쳤다. 지난해 여자 골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사건으로, 골프위크가 지난해 12월 골프계 논란 톱10 중 1위로 이 사건을 선정했을 정도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톰슨은 26일 골프위크와 인터뷰에서 "이번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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