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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보다 시진핑 먼저 만났다

중앙일보 2018.03.28 01:18 종합 1면 지면보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철통 보안 속에서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친 뒤 27일 오후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베이징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철통 보안 속에서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친 뒤 27일 오후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베이징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7일 오후 1박2일간(24시간)의 베이징(北京) 방문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올랐다고 고위 정보 당국자가 27일 전했다.
 

정보 당국자 “특별열차로 베이징 방문” 외신 “3시간 회담”
어제 귀국길, 중국 측 철저히 비공개 … 북·미 회담 변수로

익명을 요청한 고위 당국자는 “특별열차로 방중한 인사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란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첩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5일 북한의 특별열차가 평양을 떠난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관찰해 왔다”면서  “평소 북한 고위층 인사의 방중에 대해 브리핑을 해줬던 중국이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나 단둥역을 통째로 가리는 등의 경비 상황, 베이징에서의 경호나 의전 등을 종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북·중 국경도시인 단둥(丹東)을 거쳐 28일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쯤 베이징역 광장에는 대표단 일행을 환송 나온 지재룡 북한대사의 차량이 목격됐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까지 했다고 전했다.
 
단둥의 대북 소식통은 “신의주 일대에서 “27일 오후 8시부터 대피훈련을 이유로 철로 주변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며 “북한 특별열차의 통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1년 집권 이후 첫 외국 방문이다. 4월 남북 및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간 냉랭했던 북·중 관계가 회복의 전기를 맞게 됨에 따라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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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27일 오후 10시 현재(한국시간) 북한 대표단의 방중 사실 자체에 대해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 대표단 방중과 관련해 “아는 바가 없으며, 만약 말할 게 있으면 적절한 때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브리핑 후 추가 질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때 방중 인사가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베이징에 깜짝 방문(surprise visit)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평양 출발부터 베이징을 떠날 때까지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졌다. 홍콩 명보(明報)는 북한 대표단 동선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26일 김정은 도착 후 인민대회당에서의 만찬 겸 환영회가 열리기 전까지 3시간 동안 회담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27일 낮 방중단이 베이징을 떠나기 전 시 주석 등과 오찬 회동을 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앞서 북한 대표단의 차량은 27일 오전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을 빠져나와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關村) 일대에 도착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청와대도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고위 관계자는 “베이징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관계 개선이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 신호로 본다”고 했다. 북한 대표단의 이번 방중과 관련해 CNN은 베이징의 북한 전문가 말을 인용해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보험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 지원을 확인하고 외교협상이 실패할 경우의 대비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미들베리 국제비확산연구소의 멜리사 해넘 연구원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중 정상회담은 수주 후 있을 북·미 정상회담보다 더 생산적일 수 있다”며 “중국은 최근 긴장 관계 속에 북한의 향상된 핵 능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 과정에서 배제되길 원치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서울=정용수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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