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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남북회담 앞두고 북·중 관계 개선 긍정적 신호”

중앙일보 2018.03.28 00:58 종합 6면 지면보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일행으로 추정되는 차량 행렬이 27일 중국 공안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공산당 지도부와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EPA=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일행으로 추정되는 차량 행렬이 27일 중국 공안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공산당 지도부와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EPA=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베이징(北京) 방문 사실이 드러난 27일 저녁때까지도 청와대와 정부는 김정은 방중 여부에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정부 어제 오후까지
“방중 인사 누구인지 확인 안 돼”
몰랐다면 대북 정보력 허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베이징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분이 와 있는지는 저희도 현재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북한 쪽의 움직임은 이미 며칠 전에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에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이른바 ‘특별열차’ 운행을 앞두고 북·중 국경지대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사전 움직임을 파악했다고 한다. 외교부도 이날 오후까지 방중 인사가 누군지에 대해 “확인해 드릴 내용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부터 다양한 분석과 추측을 담은 보도가 나온 것을 접했다”며 “우리 정부는 보도의 진위를 포함해 관련 상황과 동향을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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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김정일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동선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 5월에도 정부는 후계자 인정을 받기 위해 김정은이 방중한 듯이 언급했다가 이를 김정일로 뒤늦게 수정하는 혼선을 빚었다.
 
하지만 다음달 남북 정상회담 등을 앞둔 현시점에서도 김정은의 방중 사실에 대해 정부가 ‘깜깜이’로 일관한 것은 대북 정보력에 허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외신들을 통해 관련 보도가 나왔을 때도 정부 당국자는 “중국에서 북한을 간다면 모를까 김정은이 중국을 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방중이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우리 정부에 관련 내용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한·중 양국 간 외교적 관례가 있어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릴 순 없다”고만 말했다. 외교부도 “과거 전례를 보면 중국 정부는 이런 인적 교류에 대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대외적 발표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를 하기 전까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김정은의 방중을 극비에 부치는 등 북한 챙기기에 나서는 것은 한·중 관계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중국의 체면과 입장을 의식해 움직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민감한 상황이 닥치면 북한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상황에 끼어들 필요가 있고, 북한은 대중 경제 의존도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했다는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유미·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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