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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외교가 “중국, 북·미회담에 영향 주려 선수 친 듯”

중앙일보 2018.03.28 00:56 종합 5면 지면보기
미국 백악관과 미 언론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보도에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라지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난 그 보도들을 확인할 수 없다”며 “보도들이 꼭 사실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샤 부대변인은 “다만 내가 말하려는 것은 전 세계 수십 개 나라가 함께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압박 작전이 결실을 보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데려온 덕분에, 우리와 북한은 예전에 있던 지점보다 더 나은 곳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성사) 가능성이 있는 (북·미) 정상회담을 몇 달 앞서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비핵화, 중국은 부차적 변수”
백악관, 미 언론은 신중한 입장

미 국무부 관계자도 “보도는 알고 있지만 사실 여부는 중국 측에 문의해 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의 외교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중 요청을 받아들였다면 이는 북한과 중국 양측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라며 “특히 김 위원장으로선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에게 ‘여차하면 우린 중국과 손잡고 미국에 맞설 것’이란 지렛대를 내보이며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매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존 볼턴으로 갈아치우며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을 예고하고 나선 것에 대한 카운터펀치의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조·중 수호조약’을 통해 북한의 핵 포기 대가로 중국이 자국 핵무기로 북한을 방어하는 전격 합의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는 파격적 전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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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서도 “중국과 북한은 이제 동지가 아니다”란 일각의 지적을 불식시키는 한편, 북핵 협상 국면에서 ‘차이나 패싱’을 피하고 주요 플레이어로 남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선보일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남·북·미 3개국의 외교전에 구경꾼으로 전락한 중국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 자신들의 국익이 보장되길 원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른바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기 위한 만남이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중국 정치 전문가인 자크 들릴 로스쿨 교수는 중국이 선수를 친 것으로 봤다. 그는 “회담한 게 맞다면 중국으로선 다가올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어떤 걸 기대하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물론 그것(북·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주려는 뜻도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날 “만약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났다고 해도 그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며 “현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는 미국과 북한 간에 결판낼 일이지 중국은 부차적 변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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