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실에서 만난 이승철은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안젤리나 졸리나 U2 보노처럼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3/28/b7dd1c8a-bfd7-4ba9-9813-696f1c7ea919.jpg)
녹음실에서 만난 이승철은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안젤리나 졸리나 U2 보노처럼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드라마 ‘미스티’ 주제곡 인기 높아
OST 리메이크 앨범 올가을 발매
6·25 참전 프랑스군 다큐도 준비
서울 삼성동 녹음실에서 만난 이승철은 “사실 처음 제안받았을 땐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가창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는 왜 망설였을까. 더구나 ‘미스티’ 음악감독이자 두 노래의 작곡자 개미도, 제인 작가와 모완일 연출도 OST 섭외 1순위로 그를 꼽았는데. “‘섬데이’를 먼저 보내줬는데 곡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대중적 멜로디도 아니고. 그래서 다른 곡은 없냐고 물으니 온 게 ‘사랑은 아프다’였는데 이번엔 완전 연주 음악 같은 거예요. 결국 몇 군데만 수정해도 되겠냐고 물었죠. 제가 은근히 A/S 전문이거든요.”
![24일 막을 내린 금토드라마 ‘미스티’ [사진 JTBC]](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3/28/080be19b-b47c-4527-8136-921b6e288016.jpg)
24일 막을 내린 금토드라마 ‘미스티’ [사진 JTBC]
OST 흥행불패의 비결을 그는 “별거 없다. 드라마 1~2회를 보고 들어간다”고 답했다. “영상도, 연기도, 대본도 너무 좋더라고요. 대본을 따로 읽진 못했는데 가사와 너무 잘 맞아 저도 깜짝 놀랐어요.” 독일에 사는 음악감독의 디렉팅에 따라 오케스트라는 체코에서 연주하고, 엔지니어는 미국에서 매만지는 등 다국적 작업도 그에게 새로운 자극이 됐다. “체코 필하모닉 소속 연주자들인데 소리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그동안 부른 OST를 모아 리메이크하면서 협연한 음반을 가을쯤 발매할 계획입니다. 발라드·댄스 등 장르별로 모아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취향 따라 찾아 듣기도 편하고.”
데뷔 33년 차인 그는 과거에 매이긴커녕 꾸준히 신곡을 내고 새롭게 히트곡 목록을 업데이트해 나가는 가수다. “2013년에 ‘마이 러브’로 12개국 아이튠스 차트에서 1위를 했는데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옛날엔 서른이면 ‘딴따라’ 은퇴하는 분위기였는데 대중예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거죠. 아이돌이 멜론 차트를 점령했다고 속상할 필요 뭐 있어요. 제 팬들도 이제 40~50대인데 컬러링 차트가 맞는 거죠. 영역은 점점 세분화되고 있으니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을 해야죠.”
그가 ‘해야 할 일’ 목록도 빼곡하다. 올해는 2015년 데뷔 30주년 당시 비자 문제로 취소된 미국 투어 재개와 함께 클래식·국악과 컬래버레이션 공연을 기획 중이다. 심사위원을 맡았던 오디션 프로 ‘슈퍼스타 K’ 이후 처음으로 E채널 ‘태어나서 처음으로’, mbn ‘그곳에 가고 싶다’ 등 예능 고정 출연에도 나섰다. 2010년 프랑스 출신 6·25 참전용사 레몽 베르나르와 만난 인연을 계기로 참전용사 관련 다큐도 제작 중이다. 그중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건 뭘까.
“다큐멘터리요. 이번 달에도 프랑스에 가서 뵙고 왔는데 매번 인원이 줄어들어요. 전엔 스무 분 이상 오셨는데 이번엔 열 두 분 밖에 못 뵀으니 시간은 없고, 마음이 급한 거죠. 올해는 완성해야 할 텐데 말이죠. 사실 그런 분들이 제 가수 생활 원동력이에요. 팬들도 공연 수익금 기부를 통해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는 걸 뿌듯해하고, 저도 매너리즘에 빠질 틈이 없으니까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