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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8.03.28 00:03 경제 10면 지면보기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 본선에는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처음 도입된다. 지난해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VAR을 활용하는 모습. [중앙포토]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 본선에는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처음 도입된다. 지난해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VAR을 활용하는 모습. [중앙포토]

오는 6월 개막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는 각국 대표팀 감독들이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처럼 헤드셋을 착용하고 작전을 지시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IFA가 경기 중 전자장비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던 기존 규정을 깨고, 통신용 헤드셋과 경기 분석 프로그램 활용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축구도 헤드셋·비디오판독시스템
6월 러시아월드컵은 ‘ICT 월드컵’
한국-폴란드 평가전에 시범 도입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도 달라진 경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8일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안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A매치 평가전에 헤드셋 시스템을 시범 도입해 활용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 중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와 가르시아 에르난데스(이상 스페인) 전력분석코치, 비디오분석관까지 세 명이 벤치가 아닌 기자석 한 켠에 자리를 잡고 헤드셋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았다.
 
잉글랜드 FA컵에 등장한 VAR 카메라. [AP=연합뉴스]

잉글랜드 FA컵에 등장한 VAR 카메라. [AP=연합뉴스]

FIFA는 지난달 27일 러시아 소치에서 개최한 ‘월드컵 세미나’에서 경기 중 통신 장비 사용을 허가했다. 각 팀에 경기 영상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코칭스태프가 이를 분석해 감독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헤드셋과 태블릿 PC도 함께 지급할 예정이다. FIFA는 기자석 한 켠에 각 팀 당 기술스태프 두 명과 의무스태프 한 명을 앉혀 경기 분석 자료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컨디션 정보도 함께 벤치에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규정의 변화와 맞물려 월드컵 본선 경쟁의 패러다임도 바뀔 전망이다. 경기력 못지 않게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경기 데이터를 분석해 시의적절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러시아월드컵은 ‘ICT(정보통신기술) 월드컵’ 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축구협회와 신태용 감독도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출신의 가르시아 전력분석 코치를 영입해 정보 분석 능력을 강화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헤드셋 시스템을 온두라스전(5월28일) 또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6월1일) 등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에서 시험적으로 운용할 예정이었지만, 폴란드전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일정을 앞당겼다. 새 기술과 장비에 빨리 적응할수록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가르시아 코치. [연합뉴스]

가르시아 코치. [연합뉴스]

비디오판독시스템(VAR)도 러시아월드컵에 첫 선을 보인다. FIFA가 판정 시비를 줄이기 위해 4년 전 브라질월드컵 당시 골라인 판독기를 도입한데 이어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선 비디오판독시스템을 운용하기로 했다. 10여대의 초고속 카메라가 경기 내내 그라운드 주변을 사각 없이 비춰 득점, 퇴장, 페널티킥 등 주요 판정의 오류 여부를 검증한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는 처음 적용되지만,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20세 이하 FIFA 월드컵과 K리그1에서 선을 보여 국내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FIFA는 VAR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심판들에게 손목시계형 스마트워치를 함께 지급한다. 시계 화면에 축구공의 골라인 통과 여부, 비디오 판독 필요성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능이 탑재됐다. 같은 시계를 착용한 축구팬들도 경기 중 심판과 동일한 정보를 제공 받는다.
 
한편 FIFA는 리우올림픽 당시 시범 적용했던 ‘연장전 선수 교체 1명 추가’ 규정도 러시아월드컵에 도입한다. 전·후반과 연장전을 통틀어 한 팀에 3명까지 교체할 수 있도록 한 기존 규정을 고쳐 연장전에 1명을 추가로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 보호를 위한 조치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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