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북 정상회담 앞둔 정부, 김정은 방중설엔 하루 지나서도 ‘깜깜이’

중앙일보 2018.03.27 17:56
북한의 특별열차가 베이징(北京)에 들어온 지 하루가 지난 27일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여부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26일 오후 3시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과거 중국 방문 시 전용열차로 사용된 것과 흡사한 특별열차가 베이징 역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일본 니혼TV가 촬영했다. 방송에선 중국 군인들이 일제히 도열하고 있는 모습도 보도됐다(사진 아래). 이 특별열차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혹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니혼TV 캡처]

26일 오후 3시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과거 중국 방문 시 전용열차로 사용된 것과 흡사한 특별열차가 베이징 역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일본 니혼TV가 촬영했다. 방송에선 중국 군인들이 일제히 도열하고 있는 모습도 보도됐다(사진 아래). 이 특별열차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혹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니혼TV 캡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베이징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분이 와 있는지는 저희들도 현재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열차 운행 등 북한 쪽의 움직임은 이미 며칠 전에 내용들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에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이날 오후까지 방중 인사가 누군지에 대해 “확인해 드릴 내용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부터 다양한 분석과 추측을 담은 보도가 나온 것을 접했다”며 “우리 정부는 보도의 진위 여부를 포함해 관련 상황과 동향을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만 했다.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김정일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동선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 5월에도 정부 당국은 후계자 인정을 받기 위해 김정은이 방중한 듯이 언급했다가 이를 김정일로 뒤늦게 수정하는 혼선을 빚었다.
  
하지만 다음달 남북 정상회담 등을 앞둔 현 시점에서도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에 정부가 ‘깜깜이’로 일관한 것은 대북 정보력에 허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외신들을 통해 관련 보도가 나왔을 때도 정부 당국자는 “중국에서 북한을 간다면 모를까 김정은이 중국을 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방중이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우리 정부에 관련 내용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한·중 양국 간 외교적 관례가 있어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릴 순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과거 전례를 보면 중국 정부는 이런 인적 교류에 대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대외적 발표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을 극비에 부치는 등 북한 챙기기에 나서는 것은 한·중 관계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상황에 끼어들 필요가 있고, 북한은 대중 경제 의존도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했다는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유미·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