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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금고지기들' 재판 시작…10년만에 진실 털어놓을까

중앙일보 2018.03.25 16:14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구치소로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구치소로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구속에 이어 이번 주에는 이 전 대통령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측근들의 재판이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은 28일에는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30일에는 이영배 금강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검찰은 이들의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다스의 실소유주'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를 '공범'으로 적었다. 이 전 대통령의 '금고지기'이자 '측근'인 이들이 재판과정에서 하는 말과 보이는 태도는 이 전 대통령을 유리하게 할 수도, 불리하게 할 수도 있다.
 
두 사람은 모두 2008년 정호영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주인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구속된 두 사람은 이제 그때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하며 자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인정할지, 부인할지 밝혀야 하는 첫 재판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YTN 화면 캡처]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YTN 화면 캡처]

이 사무국장은 지난달 12일 검찰이 그를 긴급체포할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보관해오던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입출금 장부를 파기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하지만 사흘 뒤 구속된 후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장부를 뜯어냈다"며 증거인멸을 시인하고, 자신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을 관리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서울 도곡동 땅은 이 전 대통령 차명재산이다"는 진술을 내놨다. 도곡동 땅은 그것을 판 돈 일부가 다스 지분을 사는 데 쓰였기 때문에, 그 주인을 밝히는 일은 수사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 사무국장은 18억 8000만원의 횡령 혐의와 40억원의 배임 혐의를 받는다. 횡령 혐의는 이 전 대통령 처남의 부인 권영미씨를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 대표이사 자리에 이름만 올려놓고 급여를 주는 방식으로 9억 3795만원을 보내주고, 다스 관계사 '금강'의 용역비나 물품대금비로 쓴 것처럼 가짜로 회계처리를 해 8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이다. 배임 혐의는 '홍은프레닝'의 돈 40억원을 이사회 결의도 없이 무담보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최대주주인 주식회사 '다온'에 대출해준 혐의다. 
 
이영배 금강 대표. 사진은 지난달 19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이영배 금강 대표. 사진은 지난달 19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검찰은 이영배씨가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금강'을 이 전 대통령의 '사금고'로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거래대금을 부풀려 비자금 65억원을 만들고, 권영미씨를 감사 자리에 이름을 올려 11억원을 급여 명목으로 보내준 혐의(횡령)를 받는다. 이시형씨가 장악한 회사 '다온'에 회삿돈 16억원을 역시 무담보로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당시 자신의 배임·횡령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은 그의 차명재산관리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28일 열리는 이 사무국장의 재판은 공판을 준비하는 기일로 반드시 출석해야 할 필요가 없지만, 30일 열리는 이 대표의 재판은 정식 공판이기 때문에 피고인이 꼭 나와야 한다. 법정에 나온 이 전 대표가 직접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밝힐 수도 있다.
 
27일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장을 지낸 이현동 전 국세청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이 전 청장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을 추적하는 비밀공작에 국정원의 대북공작 자금 5억원을 쓴 혐의를 받는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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