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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 육아휴직률 공시" "아빠 유산 휴가 도입" 국민제안 다양

중앙일보 2018.03.25 12:01
한 학부모가 어린이집에 두 아이를 데려다주는 모습. 올해 진행된 대국민 양성평등 정책 공모에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요청하는 제안이 많이 들어갔다. [뉴스1]

한 학부모가 어린이집에 두 아이를 데려다주는 모습. 올해 진행된 대국민 양성평등 정책 공모에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요청하는 제안이 많이 들어갔다. [뉴스1]

"기업이 육아휴직 비율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서 결혼ㆍ출산ㆍ육아에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 만들자."

"아빠도 유산 충격에서 회복하도록 특별휴가 쓰게 해주세요."

국민이 양성평등을 위해서 제시한 생활 밀착형 정책 중 일부다. 여성가족부는 25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18년 양성평등 정책 대국민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공모전은 일상 속 성차별을 개선하고 양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해마다 실시한다.
 

여가부,양성평등 아이디어 10편 선정
"모든 기업, 육아휴직 비율 정보 공시"
도로 졸음운전 예방 글 바꾸자는 제안도

올 1~2월 진행된 공모전에는 현장에서 겪는 성차별 사례를 토대로 220건의 사례가 접수됐다. 2016년(67건), 지난해(78건)와 비교하면 응모작이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참여자는 직장인과 학생, 군인 등으로 다양하다. 정부는 이들 사례를 검토한 뒤 총 10개의 우수 과제를 선정했다.
 
최우수상으로는 ‘남성ㆍ여성 육아휴직 비율 정보 공시제 도입’ 제안이 뽑혔다. 민간 기업에서 여전히 ‘사내 눈치법’으로 인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어려운 현실이 반영됐다. 제안자는 출산ㆍ육아휴직이 활성화되려면 모든 기업이 출산ㆍ육아휴직 이용률을 정보 공시 항목에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육아ㆍ출산휴가를 사용하는 근로자의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곳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상(2개)은 ▶여성 1인 사업장을 위한 공적 방범 서비스 실시와 ▶자유학기제 활동 내 성별 고정 관념 개선이 선정됐다. 여성 1인 사업장은 강력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지만, 경찰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개선하려면 비상호출을 누르거나 수화기를 들어 옆에 두면 보안업체ㆍ경찰에 자동으로 연락이 가는 방범 서비스를 개발ㆍ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또한 자유학기제 활동은 성이 아니라 개인의 의지ㆍ진로 희망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일부 학교에서처럼 바리스타 과정은 여학생, 가스용접 과정은 남학생만 신청토록 하는 방식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장려상(7개)은 일ㆍ생활 균형을 실천하기 위한 제안들이 많이 포함됐다. 배우자가 유산ㆍ사산한 경우에는 아이 아빠도 정서적ㆍ감정적으로 추스를 수 있는 특별 휴가를 받아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현재 근로기준법과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에 따르면 유산ㆍ사산 시 휴가 대상이 여성 근로자에 한정돼 남편의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 부모 군인은 육아가 어려운 만큼 희망 근무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거나 성 역할 고정 관념이 반영된 고속도로 전광판의 캠페인 문구를 양성평등에 맞춰 개선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고속도로에 쉽게 볼 수 있는 졸음운전 예방 문구를 '아빠 사랑해요, 여보 수고 많아요' 대신 '사랑하는 우리 가족을 위한 안전운전'으로 바꾸자는 식이다.
 
여가부는 대국민 공모에서 선정된 우수 과제 중 법적, 제도적 개선 필요성이 큰 과제는 심층적으로 연구ㆍ분석할 계획이다. 정책 실현 가능성과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해당 기관에 개선을 권고하게 된다. 이건정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피부에 와닿는 성차별 사례와 의미 있는 정책 개선 과제가 여럿 나온 만큼 이를 활용해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인 제도ㆍ관행 등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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