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고래 싸움’ 어디까지
조짐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21일 나타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 회의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무역분쟁은 낮은 단계의 리스크였지만 이제 점점 뚜렷한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순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값이 고개를 떨구기 시작했다. 이날 달러지수(1971년=100)는 90선에서 89.4선까지 떨어졌다. 역설적인 반응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었다. 시장에서는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를 더 심각하게 본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엔화와 금값이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https://pds.joins.com//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1803/24/90598f05-b54f-4f98-98b7-7e69556a908f.jpg)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 바람에 달러 약세는 23일 아시아 지역 외환거래에서도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연준 금리 인상→한·미 기준금리 역전→자본 이탈 시나리오’도 현실화하기 어려워졌다. 역대 신흥시장 자본 이탈은 금리 역전보다 달러 강세 국면에 더 많이 일어났다.
언제까지 달러 약세가 이어질까.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G2 무역전쟁이 이어지는 한 달러 약세는 계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연준의 긴축에 따른 강달러를 예상하고 달러를 사들인 국내 투자자들에겐 달갑지 않은 전망이다.
다만 국내 외환시장은 글로벌 외환시장과는 다를 수 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 때문에 약달러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원화와 견준 달러 가치는 2016년 이후 계속 약세였기 때문에 올 6월 말까지 더 떨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남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