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대학 졸업장의 가치, 총비용으로 따져 보니
인천 사립대생 7716만원으로 최다
울산의 국립대생은 1602만원 최소
졸업생 40%가 부모에게 학비 의존
취업난 감안, 투자 가치도 알아둘 만
전공별로도 다르다. 의학 전공자의 대학 재학 총비용은 7991만원(월세 거주자)으로 가장 많고, 인문·사회 전공자의 총비용은 3259만원(자기 집 거주)으로 가장 낮았다. 의학이 인문사회의 2.8배다. 대학이 지속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하더라도 대학생이 취업이 안 돼 재학 기간이 늘어나면 그 부담은 줄지 않는다. 서울 소재 사립대생이 입학부터 졸업까지 평균 63개월 대학을 다닌다. 유학생이라고 하면 월세 부담이 학생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고스란히 옮겨 간다. 한국장학재단이 대졸자 4152명을 대상으로 등록금 조달 방법을 조사한 결과 부모 또는 가족에 의존한다는 비중이 40.1%로 가장 컸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https://pds.joins.com//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1803/24/faa31785-c604-476d-abdf-781552aeaaea.jpg)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이처럼 연봉 수준이 높은 곳에 취업하거나 공무원 또는 교사처럼 향후 연금소득도 기대할 수 있다면 투입 대비 산출이 높은 셈이어서 비용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것이다. 5급 행정고시(일반직)를 준비하는 황모(25·여)씨도 그런 경우다. 서울시내 사립대 정외과에 2011년 입학해 2017년 2월 졸업 후 신림동 고시촌에서 살며 수험생활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선박 사업을 하는 부모가 학원비(1년 기준 600만원)와 월세(50만원)·용돈(월 50만원, 통신료 포함)을 지원한다. 황씨는 “아버지는 내후년까지 두 번만 더 해보라고 하신다”며 “집에 여유가 있어 다행이지만 한 달에 150만원씩 지원해 주시는 게 눈치 보여 하루 10시간씩 공부한다”고 말했다.
대졸자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대학 선택에 있어 투입 대비 산출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홍주 한국장학재단 장학정책연구소 소장은 “국가장학금 혜택이 늘면서 가계소득에서 학자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하지만 취업이 제대로 안 돼 대학 재학 기간이 늘어나면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부모나 대학생 모두 자신이 갚아야 하는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대학에 투자하는 돈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준·이유정 기자 kang.hong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