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샤이머 "북한이 미국을 신뢰하지 않아"
북한도 "미국은 인두겁을 쓴 야수"로 비난
제네바합의에서 북한은 불신당했다고 주장

존 미어샤이머(오른쪽에서 두번재)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22일 서울 서소문로 N빌딩에서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가 주최한 강연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북·미는 1994년 10월 제네바 기본합의문을 체결했다. 미국은 경수로 건설 지원과 중유 제공을, 북한은 핵 동결과 관련 시설 해체,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제네바 합의는 한반도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하는데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었다.

1994년 10월 21일 당시 로버트 갈루치 미국 국무부 차관보(왼쪽)와 강석주 북한 외교부 제1부부장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의 기본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경수로 건설 일정이 약속대로 순조롭게 추진됐다면 2000년께 본체공사가 완공되고 터빈발전기를 포함한 상당한 부분의 설비들이 들어와 2003년부터는 경수로에서 전기가 공급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제네바 합의는 역사의 유물이 돼 버렸고 2002년 10월 제2차 북핵 위기가 발생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이런 역사를 가진 북한이 미국을 믿을 수 있을지에 의문을 던진 것이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북한과 미국이 앉을 테이블에 지금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 올려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국제 외교 협상의 최고 전문가라면 모르겠으나,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