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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관세 유예에도, 미ㆍ중 무역전쟁 ‘맞불’에 코스피 3% 하락

중앙일보 2018.03.23 11:03
바로 하루 전 10여 년 만의 한ㆍ미 기준금리 역전 소식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한국 주식ㆍ외환시장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한시 조치이긴 하지만 한국을 철강 관세 면제국 명단에 올렸다는 희소식까지 전해졌다.
 

미국, 중국 겨냥 500억 달러 관세 부과 결정
중국 역시 미국 철강 등에 보복 관세 맞불
무역 전쟁 확대에 코스피, 원화가치 동반 하락
중국과 미국 수출 비중 높은 한국 경제 타격 우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적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는 중국 제품에 500억 달러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EPA=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적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는 중국 제품에 500억 달러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23일 한국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에서 불어온 ‘무역 전쟁’ 폭풍에 크게 휘청였다. 22일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500억 달러(약 54조원) 관세를 물리기로 했고, 바로 다음 날 중국은 미국산 철강ㆍ돈육에 30억 달러 규모 ‘맞불 관세’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극한 대치로 가는 미국 대 중국의 무역 전쟁이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을 흔들었다.
 
23일 출발부터 나빴다. 코스피는 하루 전과 비교해 49.29포인트(1.97%) 하락한 2446.73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증시는 한ㆍ미 기준금리 역전 소식에도 2500선 안팎을 오르내리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하루 만에 상황은 바뀌었다. 확전 일로를 걷고 있는 미ㆍ중 무역 전쟁 탓이다.
 
코스피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ㆍ중 무역 전쟁 확대 여파로 오후 들어 낙폭은 3%대로 벌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79.26포인트(3.18%) 내린 2416.76로 마감했다. 무역 전쟁 여파로 2400선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외환시장도 얼어붙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일 대비 8.3원 하락한 1081.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수출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가 무역 전쟁으로 타격을 크게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되면서다. 오후 늘어 원화가치 낙폭도 커졌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대비 9.5원 떨어진 1082.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사이 10원 가까이 원화가치가 하락했다.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는 중국산 제품에 500억 달러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미국 투자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2% 넘게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하루 전보다 724.42포인트(2.93%) 떨어진 2만3957.89로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2.4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52%) 등도 2%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 충격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로 번졌다. 일본 증시가 받은 타격은 한국보다 더 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하루 4.5% 급락했다. 중국 주가지수도 3% 넘게 하락했다. 이날 오후 2시 26분(현지시간) 기준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3.94%, 홍콩 항셍지수는 3.26% 내렸다.
 
중국 베이징 매장에 진열된 미국산 와인. 중국은 미국의 잇따른 보호무역 조치에 대응해 미국산 철강 등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매장에 진열된 미국산 와인. 중국은 미국의 잇따른 보호무역 조치에 대응해 미국산 철강 등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전망은 어둡다. 무역 전쟁이 확대될 조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바로 미국산 제품에 ‘맞불 관세’를 놨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철강ㆍ돈육 등에 30억 달러 규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들어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점차 그 대상이 중국으로 좁혀지며 본격화되고 있다”며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관련한 이슈는 극대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조치는 지난해 8월 무역법 301조에 기반을 둔 지식 재산권 조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미국은 관세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제한 패키지까지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한국의) 높은 무역 의존도를 고려할 때 미ㆍ중 무역 전쟁 이슈는 상당 기간 지지력과 변동성을 제공하는 재료”라고 덧붙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중요한 이슈”라며 “특히 ‘G2(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직ㆍ간접적인 영향이 클 수도 있어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라고 짚었다. 그 이유를 “그동안 한국 증시가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에 기대 상승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남은 일정도 부담이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미 의회는 15일 이내에 세부 품목 발표, 60일간 협의를 거쳐 이번 조치(보복 관세 부과)를 확정하게 된다”며 “좋게 해석하면 관세 부과 규모가 축소될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하지만, 반대로는 보호무역 이슈가 상당 기간 (주식 등) 위험 자산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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