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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찾아온 책의 해, 동영상 독후감 만들어볼까요”

중앙일보 2018.03.23 00:21 종합 24면 지면보기
22일 서울 출판문화회관에서 책의 해 출범식이 열렸다. [뉴스1]

22일 서울 출판문화회관에서 책의 해 출범식이 열렸다. [뉴스1]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다.”
 

정은숙 ‘책의 해’ 집행위원장
디지털 세대 겨냥한 공모전 기획
‘혼자 읽는’에서 ‘함께 노는’으로
최근 늘어난 독서동아리 반가워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런 말을 했다. 22일 서울 삼청로 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2018 책의 해’ 출범식에서다. 문화부 수장이 서정시를 인용해 이런 발언을 할 정도로 한국의 책 읽지 않는 풍토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2018 책의 해 엠블럼

2018 책의 해 엠블럼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3년에 이어 25년 만에 정부와 출판인들이 합심한 책의 해 행사는 그래서 기획됐다. 지난해 10명 중 4명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현실에서 탈피해 출판 생태계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책의 해 집행위원장을 맡은 출판사 마음산책의 정은숙 대표는 “올해 행사는 93년과 비교하면 강조점이 다르다”고 했다. “무엇보다 책의 정의, 독서의 의미 자체가 달라졌다”고 했다. 출범식 후 정 위원장을 따로 만났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책의 해 행사는 도 장관과 대한출판문화협회 윤철호 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이날 언론진흥재단 민병욱 이사장, 한국출판인회의 강맑실 이사장, 한국출판학회 이문학 회장 등이 집행위원 위촉장을 받았다.
정은숙 2018 책의 집행위원장

정은숙 2018 책의 집행위원장

 
올해 행사의 특징은.
“93년 책의 해 선포식 때는 대통령이 참석했다. 전체 예산 규모도 지금 돈 가치로 환산하면 6, 7배가량 컸다. 지금은 그때와 완전히 다르다. 당시에는 종이책에 기반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태블릿 PC, 오디오북으로도 책을 접한다. 그래서 책, 독서의 의미를 무겁게 설정하지 말자고 했다.”
 
그럼 어떻게 접근하겠다는 건가.
“올해 행사 엠블럼(상징)에는 쉼표가 들어 있다. 슬로건 ‘#무슨 책 읽어?’에는 해시태그가 붙어 있다. 이전처럼 책을 혼자 읽고 사색하는 식이 아니라 함께 읽고, 읽으며 놀자는 뜻이다. 조사해 보니 요즘 책 읽는 동아리가 부쩍 많아졌는데, 이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책을 혼자 읽기 어려워 동아리에 가입했다고 답한다. 반드시 완독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채 덜 읽고 모임에 참가했다가도 같은 책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접하고 책을 새롭게 보게 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책을 함께 즐기는 사회적 운동을 펼치겠다는 거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
“올해 행사의 주 타깃은 젊은 독자다. 40대 이상 연령층 독자들은 종이책 독서의 가치를 아는 분들이다. 그분들은 하던 대로 책을 읽으면 된다. 젊은 독자들은, 특히 초등학생들은 문자 찍는 것도 어려워한다. 대신 짧은 동영상 촬영·편집은 몸에 딱 붙어 있다. ‘북튜버(Book + Youtuber)’는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창의적이고 위트 있는 짧은 동영상으로 만들어 경쟁하는 공모전이다. 책의 해 홈페이지(www.book2018.org)에 곧 참가 요령, 시상 내역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위드북(With Book)’은 책 표지 사진을 활용한 자신의 멋진 한 컷을 만들어 제출하는 역시 공모전이다. 이런 사진이 SNS에서 바이럴 될 경우 책과 함께 하는 멋있는 삶, 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본다.”
 
정 위원장은 “책을 읽으면 기본적으로 즐거운 건데 시간 없어 못 읽겠다, 안 읽어도 사는 데 지장 없다고 생각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2000년 출판사를 세운 정 위원장은 눈으로 보는 문학책, 스토리텔링이 있는 예술서 등 장르 장벽을 허문 출판 기획으로 눈길을 끌었다. “책은 고정관념을 깨트려 세계를 보는 새로운 창을 내거나, 기존 창의 방향을 바꾸는 효과가 있다. 다양성을 몸으로 받아들여 타인의 생각을 들여다보게 한다”고 독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과거 시골 소녀였던 자신이 책을 통해 세상에 눈떴다며 그런 경험을 요즘의 어린 소녀에게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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