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보(132~148)=바둑이 진행될수록 검토실의 결론은 '탕웨이싱 9단 홀로 잘못된 형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한 수 한 수 반상을 채울수록 변화의 여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바둑이 뒤틀릴 가능성이 없다면, 안국현 8단이 두세 집이나마 남는 바둑이다. 마지막까지 깐깐하게 버티는 것으로 유명한 탕웨이싱 9단이 형세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면, 이렇게 여유만만하게 둘 리가 없다.

기보
인공지능(AI)과 비교할 때, 사람이 약한 대표적인 분야가 형세 판단이다. 계산에 관한 한 오차가 없는 AI와 달리, 사람의 계산은 항상 오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가 숨겨져 있다는 게 사람 바둑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참고도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